'일본 대중문화 수입하면 돈' 업계 과열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부가 20일 일본 대중문화 개방 스케줄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 대중문화 상품을 수입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과열조짐까지 보여 수입가 폭등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수입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영화로 일반 수입사 외에 대기업들까지 가세해 일본 영화사들과 직.간접적 접촉을 벌이고 있다.

영화계는 정부가 일본영화 중 영화제 수상작 등 '예술영화' 를 우선 개방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구매 중이다.

이미 '우나기' '하나비' 등 칸.베니스영화제 수상작은 국내 업체가 판권을 사놓은 상태다.

특히 업체들은 개방폭이 넓어질 것에 맞춰 '실락원' 등 흥행물과 사무라이 영화까지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일본 영화사들은 '4월이야기' 같은 인기영화에 다른 영화 두세 편을 끼워파는 할리우드식 패키지 거래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부산영화제 때는 참가한 일본영화 수입을 놓고 작품당 서너곳부터 예닐곱 되는 영화사들의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음반업계는 일본 음반업체와 라이선스 계약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음반의 경우 12일 일본에서 일본내 업계 5위권인 빅터사와 만나 라이선스 계약에 관한 구체적 협상을 벌였다.

또 D레코드사도 14일 일본을 방문, 아벡스 트랙스 등 메이저 프로덕션과 협상을 벌일 예정인 등 메이저 음반사들은 모두 라이선스 문제를 놓고 일본측과 접촉 중이다.

애니메이션계의 경우 우선 어린이용 일본 만화영화를 집중 수입하고 있다.

특히 대원동화는 국내에서도 지하시장을 통해 인기가 높은 히트 만화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반딧불의 묘' 등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어 개방 신호만 울리면 바로 극장에 내건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기류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입가격 폭등사태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사전협의.조정 창구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은주.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