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機 430대 폭격대기…유고,방어자신 '결사항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코소보사태가 군사충돌과 극적 타협 사이에서 막바지 기로에 서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는 12일 오후 5시 (현지시간.한국시간 13일 0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각료이사회에서 코소보사태에 대한 공습을 놓고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발칸반도의 전운 (戰雲) 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군용기 4백30대에 동원령을 내려놓고 있는 NATO의 각료이사회는 이날 최고사령부가 공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시편성 명령' 발동 여부를 표결, 16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할 경우 가결된다.

NATO 각료이사회가 전시편성 명령을 승인할 경우 웨슬리 클라크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명령이행에 관한 결정을 전적으로 자유롭게 내릴 수 있게 된다.

미국 등 NATO병력은 이미 이탈리아의 기지에 B52 폭격기와 F14.F16 등 전투기를 배치해놓고 공습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는 11일 "NATO가 무력을 사용하면 서유럽국가와 체결한 우호관계를 깰 수 있다" 고 경고하고 유고에 대한 군사지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리처드 홀브룩 미국 코소보 특사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은 10, 11일 회담에 이어 12일에도 회담을 재개,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홀브룩 특사는 유고측에 코소보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코소보의 자치보장 등을 요구한 유엔안보리 결의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밀로셰비치가 유엔 결의안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군' 주둔에 반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후의 담판이 결렬될 경우 NATO는 각료이사회의 결정과 함께 곧바로 대규모 군사작전에 들어가게 된다.

NATO의 공습위협에 처한 유고는 준전시체제에 돌입, 결사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파블레 불라토비치 유고연방 국방장관은 11일 "폭탄으로 평화를 불러올 수는 없다" 면서 NATO의 공습은 세르비아뿐만 아니라 발칸반도 전체에 전쟁과 불안정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고는 현재 11만4천명의 정규병력과 40만명의 예비병력, 1백여기의 미사일, 잠수함과 프리깃함을 앞세워 NATO와의 한판을 준비하고 있다.

유고는 80년대까지 세계 무기수출국중 12위에 올라 있던 군사강국으로 보스니아 내전후 구축된 정교한 방공망이면 NATO의 공습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영토의 많은 부분이 산악지형인 데다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실전을 경험한 노련한 군사력도 갖춰 NATO가 공습만으로는 완전제압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고대훈.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