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부터 꾸준히 검진받고 영양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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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건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조마조마했죠.” 양연주(36·서초구 방배동)씨는 지난달 4.4kg의 건강한 첫딸을 낳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령 산모(출산 연령이 35세 이상)인데다 갑상선 이상이 발견돼 임신 중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양씨는 매월 갑상선 수치를 체크하는 한편 꾸준한 운동과 정기검진으로 이러한 걱정을 떨쳤다.

CHA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이경진 교수는 “최근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진 반면,고령 산모가 늘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출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증상 없어도 질환 있을 수 있어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선 임신 전 ‘엄마의 몸’ 만들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남차병원 조연경 교수는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성질환 여부는 미리 확인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간염·갑상선 질환·간질은 증상이 없어도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이들 질환과 관련해 약물을 복용중이라면 임의로 중단할 필요는 없다. 전문의와 상담 후 약물을 변경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태아 기형을 유발할 소지가 높은 풍진 예방접종도 챙겨야 할 항목이다. 임신 초기 풍진에 감염되면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최대 50%에 달한다. 그러나 혈액 검사에서 풍진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무조건 임신중절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강남차병원 김지연 교수는 “풍진 감염 위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도 실제로 감염된 경우는 5%에 불과하다”며 “추가 정밀검사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고령 산모라면 임신중 융모막이나 양수막 검사로 태아의 염색체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융모막 검사는 산모가 35세 이상이거나 염색체 이상 경험이 있을 때, 태아의 목덜미 투명대가 두꺼운 경우 임신 초기에시행한다.

임신 중기의 양수막 검사 역시 고령 산모,기형아 검사 및 초음파 소견상 정상이 아닐때 염색체 이상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굳이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산전 검사는 가능한 한 빠짐없이 받아 조기진통이나 임신중독증·임신성 당뇨 같은 임신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엽산제는 임신 3개월전부터 복용
철분과 엽산 섭취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임신부는 빈혈·어지럼증·두통이 생기기 쉽다. 태아는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

철분제는 입덧이 가라앉는 임신 15~20주에 복용하기 시작한다. 임신 초기부터 복용하면 입덧이 심해지고 소화불량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증 같은 기형 예방에 효과적이다. 주로 곡류와 야채에 포함돼 있으나 엽산 제제로도 섭취한다. 엽산제는 임신 3개월 이전부터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 임신 이후에 복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운영하는 다양한 강좌를 활용해도 임신·출산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덜 수 있다.

강남차병원은 매주 금요일(낮 12시 30분) 예비엄마를 대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분만과 출산,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 산모대학 무료공개 강좌를 연다.

유방암 조기진단과 치료, 산모와 아기의 정신건강 관리, 임신 중 영양과 내과질환 관리, 기태교, 산모와 아기를 위한 아트 테라피, 출산 전후 피부체형관리에 관해 전문의료진 및 교수가 강의한다.

라마즈분만교실과 부부분만교실, 산모 체조교실도 운영한다. 모자동실에서는 아가마사지·모유수유·이유식 교육이 진행된다.

▶도움말=CHA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사진 설명]
지난달 순산한 첫딸(이지연)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강미연(28)씨.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출산을 위해선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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