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주춤 분양권 전매 “때는 지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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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동안 활기를 띠던 분양권 거래가 최근 들어 부진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시.군.구청의 전매동의서 발급창구에는 전매동의 신청이 꾸준하고 팔려는 매물도 많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

특히 용인.김포 등 수도권 인기지역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매동의 신청건수가 하루 50~1백건으로 거래도 매물 (전매동의건의 70~80%) 의 20~50%정도 소화될 정도였으나 이달들어서는 거의 중단된 상태다.

실제로 건교부가 8월27일 전매허용이후 9월19일까지 전국의 분양권 전매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매동의를 받은 8천6백27건의 절반인 4천2백26건이 거래되는 등 전매허용 초기엔 전매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수도권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9월 실제 거래가 잘됐던것은 분양권 전매 허용전에 불법 거래됐던 물량의 정식계약 사례가 많은데 따른 영향" 이라며 "당분간 분양권 전매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 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럴때 잘만 고르면 싸게 분양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거래가 주춤하고 수요에 비해 매물이 남아 돌면서 분양권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매물의 시세는 당초 분양가와 같거나 오히려 싸다.

◇ 서울 = 서울시가 지난달 22일까지 공식 집계한 분양권 전매 신청건수는 2천9백45건. 하루 1백여건이 들어온 셈이다.

구청별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성동구가 6백47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노원 (2백74건)▶용산 (2백58건) ▶성북 (2백35건) ▶구로 (2백22건) 등이 2백건을 넘었다.

나머지 구청은 대부분 1백건이하였고 종로구는 9건에 불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내에 4천여건이 매물이 나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거래는 입주중이거나 입주를 한 두달가량 앞둔 대단위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분양권 시세는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편이다.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강세인 곳은 2000년 6월 입주하는 신당동 남산타운. 현대.동아.대우건설이 4천6백96가구를 짓는 대단지로 도심진입이 쉽고 지하철 3.6호선이 교차해 교통이 편리해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청담동 삼성아파트.전농동 SK아파트.행당동 대림아파트 등은 분양권 시세가 당초 분양가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 수도권 = 현재 분양권 전매동의 신청이 가장 많고 거래가 활발한 곳은 용인. 용인시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 허용 이후 현재까지 들어온 전매동의 신청은 1천2백여건이며 실제 거래가 돼 계약서 검인을 받은 건수도 6백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달들어서는 동의신청이나 거래도 하루 10~20건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시세는 수지2지구 죽전지구 동성2차 32평형이 1억4천5백만원, 현대 45평형 2억1천5백만~2억2천만원에 각각 형성돼 있다.

김포.수원시도 지난달까지 분양권 전매신청과 거래가 활발했지만 이달들어서는 부진하다.

김포시청 주택계 조민규씨는 "현재 전매 동의서가 들어온 7백여건 가운데 28%선인 2백여건이 거래됐다" 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가 활발한 지역은 풍무리.마송리.사우지구. 사우지구 대림아파트 30평형은 1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수원시는 영통지구가 속해 있는 팔달구와 장안.권선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전매동의 신청은 9백여건이 들어왔는데 거래는 15~20% 안팎이다.

그러나 의정부.남양주 등 교통여건이 떨어지는 외곽지역은 거래가 크게 부진한 편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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