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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지고 스페인 뜨나 … FIFA 올해의 선수 상위권 즐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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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바야흐로 스페인 축구 시대다. 세계 축구의 큰 흐름이 독일(분데스리가)→이탈리아(세리에A)→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를 거쳐 스페인(프리메라리가)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이 유로 2008에서 우승한 데 이어 FC 바르셀로나는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여기에 동면 중이던 ‘백곰’ 레알 마드리드까지 기지개를 켜면서 스페인은 올여름 유럽 축구의 중심이 됐다. 프리시즌 개막을 알린 피스컵 안달루시아 2009는 이 같은 분위기를 잘 대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등 새 스타들이 출전한 레알 마드리드는 가는 곳마다 팬들을 몰고 다녔다. 경기에 나서지 않은 카카까지 이들은 부활하는 스페인 축구의 상징이었다.

◆스타들 “가자 스페인으로”=스페인 축구의 성장세는 스타들의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절대적 입지를 자랑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이적 시장이 한산했던 반면, 굵직한 스타들이 스페인행을 택했다. 호날두(잉글랜드 맨유), 카카(이탈리아 AC밀란), 벤제마(프랑스 리옹)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고 최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이탈리아 인테르 밀란)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 국제축구연맹(FI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축구전문 주간지 ‘프랑스 풋볼’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 순위에는 스페인 국적 또는 스페인 클럽 소속 선수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두 상의 10위까지 오른 12명 중 스페인 국적이 5명, 스페인 클럽 소속이 8명이었다.

피스컵 조직위원회 에두아르도 토리코 언론담당관은 “기술이 좋은 스페인 리그가 경기는 재미있지만 시장성에서 떨어진 면이 있었다. 하지만 스타들이 이적해오면서 위상은 바뀌었다. 이제 해외 팬들의 관심도 스페인으로 향하고 있다. 스타들이 떠난 프리미어리그를 보겠는가, 호화 진용을 갖춘 프리메라리가를 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스타를 모으는 감세 정책=스페인 정부의 감세 정책도 프리메라리가 부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스페인 리그 팀들은 속칭 ‘베컴법’을 적극 활용한다. 베컴법은 스페인 정부가 자국 기업이 해외 영업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세금의 23%까지 감면해주는 정책이 변형된 것이다. 2003년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도 해외 영업에 포함된다’는 주장을 관철시켜 각 팀이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에서 뛴 저메인 페넌트(잉글랜드)도 AC 밀란(이탈리아)의 제안을 거부하고 올시즌 스페인 2부리그에서 승격한 레알 사라고사로 이적했다. 감세 정책 덕에 주급 8만 파운드(약 1억6000만원)를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92년 출범 당시 감세 혜택으로 유럽의 스타들을 끌어 모았지만, 최근 경제 불황으로 사치세 정책이 강화되면서 초고소득층의 세율이 50%에 이르고 있다.

한편 3일(한국시간) 열린 피스컵 결승전에서는 애스턴 빌라(잉글랜드)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꺾고 우승했다.

세비야(스페인)=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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