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단독선두 ‘7년 만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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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 KIA가 7년에 가까운 2516일 만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KIA는 2일 열린 광주 삼성전에서 4-3으로 승리, 이날 잠실에서 SK에 4-11로 패한 선두 두산을 2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순위의 의미가 없는 시즌 개막 직후 며칠간을 제외하고 KIA가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2002년 9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KIA는 1회 2사 1루에서 최희섭이 우익선상 2루타, 김상현이 우전안타를 때려 2-0으로 앞서갔다. 삼성이 추격해 오자 김상현은 2-2이던 4회 솔로홈런을 쏘아올렸고, 3-3이던 7회 2사 1, 3루에서 결승타를 때렸다. 4타수 3안타·3타점을 올린 김상현의 활약으로 KIA는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이날 광주구장에는 1만3400명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올해 13번째(군산 두 차례 포함) 만원으로 47경기 누적 관중 39만282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이대로라면 KIA는 전신인 해태가 1994년 세웠던 시즌 최다관중(46만8922명)을 넘어 55만 관중까지도 가능하다. 광주의 야구 열기는 KIA 성적과 비례했다. 2005, 2007년 최하위였던 KIA는 올해 5월부터 3위에 올라서더니 지난달 말부터 선두 다툼을 했다.

광주 팬들은 97년 해태 우승 이후 12년간 한국시리즈 구경을 하지 못했다. 10년 넘도록 야구에 무관심했던 KIA 팬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KIA의 심장 이종범이 부활했고,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윤석민·이용규 등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한 덕분이다.

KIA 전력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전문가들도 이제는 KIA를 우승권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나란히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구톰슨과 로페즈는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평가받았다. 게다가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던 윤석민도 복귀 후 1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팀 타율 최하위였던 타선도 좋아졌다. 6월 이후 주춤했던 최희섭·김상현도 주말 3경기에서 홈런 4개를 합작했다.

조범현 KIA 감독은 “후반기 들어 연승을 이어갈 힘이 생겼다. 지금 1위는 큰 의미 없지만 선두에 설 기회가 온 만큼 쉽게 내주지고 싶지는 않다”며 결의를 다졌다.

청주에서는 롯데가 한화를 5-3으로 꺾고 선두 KIA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이 부진을 털어내며 6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3자책점 호투로 시즌 10승(5패) 고지를 밟았다.

광주=김식 기자, 청주=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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