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만원 주유 때 1만1000원 아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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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서울 장한평과 영등포의 주유소 밀집 지역엔 온종일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이 북적거린다. 주변보다 L당 최고 70~80원 싸 알뜰 주유족이 몰린다. 지난해부터 주유소별 가격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오피넷 접속자도 크게 늘었다. 출퇴근길에 있는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운전자가 고유가에 대항하는 무기는 역시 주유카드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항상 일정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유카드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기름을 넣을 때 바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할인카드와 주유금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받는 적립카드다. 할인카드는 L당 60원을, 적립카드는 L당 80원을 할인 또는 적립해 주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할인카드보다 적립카드의 혜택이 큰 것은 소비자들이 적립된 포인트를 바로바로 쓰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당장 나가는 돈을 줄이려면 할인카드를, 포인트를 적립해 몰아 쓰려면 적립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적립카드는 포인트의 활용 범위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포인트를 많이 쌓아도 쓸 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대부분 일정금액 이상이면 제휴 업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고 주유 대금으로도 낼 수 있다. 하지만 정유사나 카드사별로 제휴사들이 조금씩 다른 만큼 평소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나 업소에서 포인트를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할인이나 적립이 주유소 판매가격이 아닌 정유사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유사가 고시한 휘발유 가격이 L당 1500원일 때 L당 50원을 할인해주는 카드로 3만원어치(20L)를 넣었다면 할인액이 1000원이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L당 2000원이라면 3만원으로 15L를 주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카드사는 고시가격 15L에 대해 50원씩 할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1500원을 기준으로 20L를 넣은 것으로 보고 1000원을 할인해준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정유사 고시가격보다 높으면 실제로 들어간 양보다 좀 더 할인을 받고, 반대일 경우 할인폭이 작아진다. 경유는 휘발유 가격으로 환산해서 할인을 해준다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주유카드의 맹점도 있다. 기름값(고시가격)이 오를수록 혜택이 적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주유카드는 대개 월 30만원 한도로 L당 일정 금액을 깎아주는 게 대부분이다. 기름값이 올라 주유량이 적어지면 할인액이 줄어든다. 휘발유 값이 L당 1300원이던 올 초 L당 60원을 깎아주는 카드로 30만원어치를 주유했다면 약 1만3850원을 아낄 수 있었다. L당 1623원인 지난달 31일 똑같은 금액을 주유했다면 할인액이 연초보다 2800원가량 줄어든 1만1100원이 된다.

주유카드 대부분은 휘발유나 경유에 대해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준다. 경차나 LPG 차량 소유자는 별도의 전용카드가 필요하다. 경차 소유자는 신한카드의 ‘경차유류구매전용카드’가 필수다. 정부 서민 대책의 일부로 발행된 이 카드로 주유하면 연 10만원 한도에서 휘발유는 L당 300원, LPG는 L당 147원의 유류세를 환급받는다. 다만 가구당 경승용차 1대, 또는 경승용차 1대와 경승합차 1대만 보유한 가구에만 혜택이 있다. 세컨드카로 경차를 모는 사람에겐 혜택이 없다는 얘기다. LPG 차량에 대해선 신한카드와 KB카드 등이 전용 할인·적립 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이들 카드는 주유금액의 5%, 또는 1회 주유당 최고 1800원까지 할인해준다.

주유카드의 혜택을 받으려면 대개 카드사들이 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달 사용액, 또는 최근 3개월간 사용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 주유 금액이 많지 않다면 주유카드 대신 범용카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주유카드에 비해 할인이나 적립금액은 낮지만 다른 부가 서비스가 더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엔 주유소를 가리지 않고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주는 카드들도 잇따라 선뵈고 있다. 비씨카드의 초이스올카드는 주유 및 충전 금액의 2%를 할인해준다. 현대카드의 O카드는 휘발유는 L당 60원, LPG는 30원씩을 깎아준다. 롯데카드는 L당 50원씩을 적립해 주는 샤롯데플래티늄카드를 발매하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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