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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노인 호칭 공모 문태준 사회복지협의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모임에 가보면 별 생각 없이 '노인들 하세요' 하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도 꼭 '늙고 병들어 사회적으로 쓸모 없는 사람' 을 부르는 것 같아 그 표현이 싫어요. "

2일 제2회 노인의 날을 맞아 '어르신' 을 새로운 노인 호칭으로 제안한 문태준 (文太俊.70)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의 말이다.

'어르신' 호칭은 8월초부터 한달간 현상공모해 정한 것.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한글학회 허웅 회장은 '결혼하다' 는 뜻의 '어르다' 에서 나온 친근감 있는 순우리말이라고 설명했단다.

"스스로 높임말을 쓰는 것 같아 어색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고유명사처럼 자꾸 쓰다 보면 결국 일반명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었죠. '어린이' 란 말도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들린 건 아니었거든요. " 또 남성만 부르는 말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 '어르신' 이란 말 자체가 성 (性) 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고 文회장은 말했다.

발족할 때부터 '노인' 이란 말 사용에 거부감을 가졌었다는 '전국노년유권자연맹' 의 경우 벌써 조만간 총회를 소집, 명칭변경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히는 등 노인 관련단체들의 반응은 호의적. 文회장은 각종 법제상의 표현부터 바꾸도록 정계에도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년층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文회장의 지적. "인생의 경험자로서 우대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는 그는 '경로당' 팻말을 '어르신의 집' 으로 바꾸는 것부터 동네 젊은이들이 나서줬으면 하고 바란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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