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뉴스] 존 도(John Do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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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의 인기 드라마 ‘과학수사대(CSI)’에는 ‘존 도(John Doe)’라는 이름이 종종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수사할 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을 ‘존 도’라고 하기 때문이다. 공문서에서도 존 도는 임의의 인물이란 뜻으로 자주 등장한다. 한국식으로는 ‘아무개’ ‘홍길동’ 등에 해당한다.

뉴욕 타임스(NYT)는 29일 미국 뉴욕에서 ‘존 도’라는 이름을 쓰는 한인 도장현(40)씨를 소개했다. 30여 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도씨는 11세 때 현지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름 첫 자인 ‘장(Jang)’을 유사한 영어 이름인 존(John)으로 정했다. ‘도(Do)’는 확실한 발음이 나도록 알파벳 ‘e’를 넣었다. 그때부터 도씨는 ‘존 도’가 됐다. 당시는 ‘존 도’의 뜻을 몰랐다고 한다.

도씨는 공항에서 항상 제재를 받는다. 그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조사를 받기 위해) 공항 사무실에 가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집을 구할 때도 집주인은 그를 의심했다. 서류로 확인하고 나서야 집주인은 “실제 인물이군요. 뉴욕에 온 걸 환영합니다”고 말했다. 도씨는 “영문 작명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는다”며 “중간 이름(현)을 넣어 구별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17세기 영국 공문서에 처음 등장한 존 도는 미국·캐나다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여성의 경우에는 ‘제인 (Jane) 도’, 아이에게는 ‘베이비(Baby) 도’라고 한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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