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전설 슈마허의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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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F1)의 전설이 돌아온다.

은퇴 선언 후 3년 만에 F1에 복귀하는 미하엘 슈마허. [중앙포토]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대회인 F1에서 7차례 챔피언을 차지했던 미하엘 슈마허(40)가 30일(한국시간) 레이스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2006년을 끝으로 은퇴한 지 3년 만이다. 25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헝가리 그랑프리(GP)에서 사고를 당해 이번 시즌 출전이 불투명해진 페라리 소속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슈마허는 다음 달 23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유로 GP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11월 아부다비 GP까지 올 시즌 남은 7차례 F1 레이스에 출전할 전망이다. 페라리는 “마사가 회복하기 전까지 슈마허가 콕핏(F1 머신의 운전석)에 앉는다. 곧 유로 GP 출전을 위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불혹에 접어든 슈마허는 “나는 극도로 모험을 즐기는 성격이다. 이번 역시 위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마사는 시속 200㎞가 넘는 속도로 달리던 도중 다른 머신에서 튕겨져 나온 800g 상당의 스프링에 헬멧을 맞아 기절했다. 의식을 잃은 채 질주를 계속한 마사의 머신은 타이어로 만든 완충용 벽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슈마허는 “마사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신께 감사한다. 그와 곤경에 처한 페라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슈마허는 1994, 95년 베테통 소속으로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페라리의 붉은 머신을 몰고 정상을 지켰다. F1 최다승 기록과 최다 챔피언 기록을 지니고 있는 전설적 드라이버다. 2006년 시즌을 2위로 마친 후 은퇴했으며 이후 페라리의 기술 고문을 맡았다.

현역 시절 경쟁자가 없었던 슈마허가 은퇴 공백과 40세라는 나이를 딛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출신의 흑인 루이스 해밀턴(24·맥라렌)이 챔피언에 등극하며 ‘검은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는 해밀턴보다 두 살이나 어린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두 차례나 그랑프리에서 1위로 골인하며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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