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보부 '김대중 납치' 일본 전역장교에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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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도쿄 = 오영환 특파원]한국 중앙정보부는 지난 73년 8월 8일의 '김대중 (金大中) 납치사건' 에 앞서 일본 육상자위대 자위관 (장교) 출신에게 2천만엔을 제시하고 납치를 의뢰했으나 거절당하자 자체 인력으로 납치를 결행했다고 도쿄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앙정보부 요원 김동운 (金東雲) 은 73년 7월 육상자위대를 갓 제대해 조사용역 회사를 운영하던 쓰보야마 고조 (坪山晃三.당시 37세)에게 접근, "일본에 온 김대중씨가 자민당 아시아.아프리카문제연구회와 한민통 일본지부 창립대회에서 연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며 "金씨의 거처와 동향을 알아달라" 고 부탁했다.

쓰보야마가 8월 2일 김대중씨의 기자회견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보고하자 김동운은 "김대중씨를 납치해달라" 고 의뢰했다.

金은 그 며칠전 2천만엔짜리 수표를 건네주려 했으나 쓰보야마는 "너무 많다" 며 거절했다.

쓰보야마는 8월 3일 조사비조로 金에게서 20만엔을 받았으며 훗날 "수표를 받았더라면 납치 의뢰를 거절할 수 있었겠느냐" 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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