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경기 하강 끝” … 대출 고정금리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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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만기 때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 국민은행의 고정형 고시금리(3년)는 연 5.26~6.96%로 지난주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27일 주택대출 고정금리를 연 6.86~7.18%, 하나은행은 연 5.96~7.16%로 고시했다. 최고 고시금리가 연 7%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은 것이다. 고정형 대출금리를 정하는 기준인 3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금리 상승세 이어지나=지난 5월 말 연 4.68%였던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12일 연 5.13%로 뛰었다.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하강세가 거의 끝났다. 선진국이 통화정책을 바꾸면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영향을 줬다. 시장에선 이를 금리 인상이 머잖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달 들어 은행채 금리는 4% 후반으로 안정됐지만 지난 20일 이후 다시 연 5%대로 올라섰다. 만일 은행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여기에 연동된 고정형 대출금리도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형 대출금리는 변화가 없다.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4월 중순 이후 연 2.41%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D금리가 안정되면 변동형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리 부담은 늘지 않는다. 하지만 CD금리와 같은 단기금리가 계속 낮게 유지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 한은이 풀어 놓은 자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CD금리는 당장 영향을 받고,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다.

다만 연말까지의 금리 전망은 엇갈린다. 이는 경기 전망과도 밀접하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까지 중장기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경기회복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금리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하반기 성장률이 높지 않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다는 견해도 있다(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

◆신규 대출 받는다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에서 변동금리로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연 5% 초중반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는 15년 만기가 연 5.8~6%(e모기지론 기준)다. 당장은 변동형보다 금리가 높지만 앞으로 시중금리가 올라가도 금리가 바뀌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15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으면 부담한 이자에 대해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금리가 당장 낮은 변동형을 선택하려는 사람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외환은행 PB영업추진팀 장준영 차장은 “올 연말까지는 변동형 대출이 금리 면에서 유리하다고 보지만 능력을 벗어나는 과도한 대출은 위험하다”며 “가급적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원배·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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