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7월 말~8월은 하한기 정국으로 불린다. 휴가철인 데다 국회도 열리지 않아서다. 하지만 7월 하순까지 계속된 6월 국회의 뜨거운 갈등은 한나라당을 ‘민생’ 속으로, 민주당을 ‘장외 투쟁’으로 몰아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휴식 모드에 돌입할 때지만 ‘큰(거물)’ 정치인들 역시 농촌 봉사활동, 칩거, 자원외교, 장외 집회 등으로 저마다 멀리 내다보는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원혜영
강찬호 기자
박근혜
당 주류에선 “다 된 밥에 재를 뿌렸다”는 불평이 나오고, 민주당은 “박 전 대표가 양다리를 걸쳤다”고 비난 중이다. 할 말은 많겠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은인자중할 것이란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에 ‘원포인트 개입’에 나선 것이지 본격적인 정치 행보 재개와는 무관하단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 대외 일정 없이 휴가도 조용히 자택에서 보낼 것이라고 한다.
변수는 ‘9월 조기 전당대회론’이다. 이 문제로 당이 다시 시끄러워지면 박 전 대표가 직접 입을 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정하 기자
권노갑
“영문학 석사에 도전하겠다”며 지난 2월 미국 하와이대로 연수를 떠났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이야기다. 그는 5개월 만인 지난 26일 돌아왔다. 곧바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원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달려갔다. DJ가 아직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탓에 면회는 못 했지만 부인 이희호 여사를 30여 분간 만나 위로했다. 그는 “(DJ가) 퇴원할 때까지는 국내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최경환 비서관은 DJ의 건강상태에 대해 “호흡기 의존도를 낮추는 등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장혁 기자
이상득
그러나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다. 그와 같은 당 김효재 의원이 공동 주최하는 ‘한 스타일의 내일을 말한다’는 토론회에 미수다의 일부 출연진이 패널로 참여한다.
이 의원 측은 “김 의원이 좋은 행사를 마련,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마이크를 잡지는 않을 예정이다. 축사도 안 한다. “공·사석에서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2선 후퇴 선언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 의원은 대신 현 정부의 자원외교를 지원하는 일은 계속한다. 8월 하순 브라질 등 남미 방문 계획이 잡혀 있다.
고정애 기자
정두언
그는 가수 이승철·비·2PM·다이내믹듀오, 배우 정준호·구혜선씨 등과 함께 토론을 한다.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문화콘텐츠 강국 도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와 음악제작자협회·영화제작자협회 등이 공동 주관한다. 불법 복제를 근절하기 위해 민관 차원에서 벌이는 행사다. 정 의원은 “정치인이 아닌 가수협회 회원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면서도 “ 현장의 얘기를 종합, 국회 차원에서 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이재오
다음 달 2일까지 7박8일간 충남 금산과 전남 순천에서 이런 자원봉사를 한다. 출발 전 “어려움을 겪는 농촌과 중소공장을 찾아 서민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몸으로 느끼고 오겠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지금 아무런 직책·당직이 없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지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낙선한 뒤 벌써 1년3개월째 이런 신분엔 변화가 없다. 하지만 하반기 정국에서 그는 ‘태풍의 눈’이 될 듯싶다.
조기 전당대회론과 ‘이재오’ 역할론이 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친박계에선 여전히 경계 대상 1호다. 그의 민생 체험은 여의도와 거리를 좁히려는 몸풀기로 주목받고 있다.
정효식 기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27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강경 투쟁 이미지에 대해 밝힌 소회다. 강 대표는 국회에서 탁자 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는 일 등으로 ‘공중부양 강기갑’ ‘강달프’(영화 ‘반지의 제왕’ 속 마법사 ‘간달프’에게서 딴 별명)로도 불린다.
그는 진보신당과 분당한 뒤 흔들렸던 당 조직을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의 재·보궐 선거에서 3명의 기초·광역의원도 당선시켰다. 그러나 민주당과 차별화를 위해 강경 투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백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