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2분기에 저점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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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경제는 2분기에 저점을 통과했지만 앞으로의 성장은 더딜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7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 전망의 결론이다.

이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 전년 동기 대비로는 -0.2%로 전망된다. 올해 연간으로는 -1.8%의 역성장이 예상됐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전망한 하반기 성장률(전기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0.2%)보다 다소 어두운 전망이다.

연구원은 “2분기 소비가 회복된 것은 자동차세 감면과 정부 재정지출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경기 회복을 위해 푼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장민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회복에 대비해 출구전략을 고민할 필요는 있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대신 기업 구조조정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해 성장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추가적인 재정 확대보다는 그동안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회복시킬 단계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연구원은 한은과 달리 2분기에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향후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저점’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은 데 비해 연구원은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는 뜻에서 ‘저점을 통과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한편 원화 가치는 하반기에 달러당 평균 1238원, 경상수지 흑자는 상반기 215억 달러에서 하반기 65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김원배 기자

◆출구전략(Exit Strategy)=위기 상황에서 취했던 이례적인 조치를 정상으로 돌리는 것을 포괄적으로 가리킨다. 요즘 거론되는 출구전략은 구체적으론 경기침체기에 경기 진작을 위해 풀었던 자금을 거둬들이는 것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환수하는 게 대표적인 정책이며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시중에 돈이 흘러넘치면 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원래 군사작전에서 희생 없이 전장에 투입된 군대를 철수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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