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배출 않는 석탄 화력발전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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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고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두산중공업은 영국의 자회사인 두산밥콕이 상용화할 수 있는 규모의 ‘순(純)산소 연소 실험’에 성공해 CO2를 배출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두산밥콕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에서 24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전력회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40㎿급 석탄 화력발전소용 보일러의 순산소 연소 실험에 성공했다.

순산소 연소기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울 때 공기 대신 산소만을 주입해 배출 가스로 CO2와 물만 나오게 하고 이때 나온 CO2를 모아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림 참조>


석탄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태워 물을 끓이고 이때 나오는 고온·고압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석탄 화력 발전소는 일반적으로 500~800㎿의 전력을 생산하며 이번에 실험에 성공한 40㎿ 급 보일러 수십 기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량의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 문길호 연구위원은 “공기는 산소와 질소로 구성돼 있어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연소 가스에 질소가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에 CO2만 모아서 저장하는 것이 어렵다”며 “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를 분리한 후 산소만 연소시키면 CO2와 수증기만 나와 포집이 쉽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CO2 포집·저장 기술 보유업체인 캐나다 HTC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CO2 포집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앞으로 순산소 연소기술을 발판으로 저탄소 발전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CO2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발전소를 독자 기술로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됐다”고 말했다.

저탄소 발전기술은 2013년 포스트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 유럽·미주 지역에서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데 필요하며 향후 저탄소 기술이 적용될 세계 발전시장 규모가 연간 5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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