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 민간대표 27명 '경제대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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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민간은 내수를 촉진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다음달부터 강도높은 경기부양책을 쓰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조만간 확정할 경기부양책에는 감세 (減稅) 와 금리인하.통화량 증대.사회간접자본 (SOC) 확대 등 각종 대책이 망라된다.

정부와 민간 대표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시간여동안 열린 '경제대토론회' 에서 양측은 실물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사회를 맡은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내수침체.수출둔화→생산감소→내수침체 심화의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며 "돈을 충분히 풀고, 재정이 나서 중소기업.수출.주택부문 등에 자금을 지원하겠다" 고 밝혔다.

李장관은 또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주택경기 활성화.감세.재정지출 확대.수출촉진.벤처기업 지원확대 등 토론회에서 나온 요구사항 중 수용할 만한 부문은 적극 검토해 실시하겠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우선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년 6월까지 집을 샀다가 5년내에 되팔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대상을 신축주택뿐 아니라 기존주택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1가구 1주택자는 현재 3년 이상 보유해야 양도세가 면제되는데, 이를 1년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취득.등록세를 25% 깎아주는 대상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 신축주택에서 ^모든 신축주택 또는 ^25.7평 이하 기존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자동차.가전제품에 붙는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폐지하거나 대폭 낮출 방침이다.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2~3%포인트 낮추는 방안도 계속 검토 중이다. 수출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수출보험공사가 보증한 무역어음의 할인금리를 연15~18%에서 연12~13%로 인하를 유도하고, 종합상사를 여신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단 5대 그룹에 대한 무역금융은 계속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李재경부장관 외에 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이기호 (李起浩) 노동부장관. 진념 (陳稔) 기획예산위원장.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 강봉균 (康奉均) 청와대경제수석 등 정부 관계자들과 남덕우 (南悳祐) 산학협동재단이사장. 변형윤 (邊衡尹) 서울대명예교수. 이진순 (李鎭淳) 한국개발연구원장. 구평회 (具平會) 무역협회장. 박인상 (朴仁相) 한국노총위원장. 유상부 (劉常夫) 포항제철회장. 배찬병 (裴贊柄) 상업은행장. 정광모 (鄭光謨) 한국소비자연맹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현곤.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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