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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신약]효능 고만고만 뒷탈은 줄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관절염만큼 신약개발이 치열한 곳도 드물다.

노령인구가 증가되면서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다 대개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약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케토톱.트라스트 등 피부에 붙이는 관절염치료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데 이어 최근 위장장애가 없는 소염제.부작용 없는 주사제 등 새로운 관절염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이 알아둬야 할 신약관련 정보들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패치형]

피부를 통해 약물을 관절 속으로 전달하는 특허제품. 94년 시판이래 불과 4년만에 1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보일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 태평양제약의 '케토톱' 과 선경제약의 '트라스트' 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

패치형 치료제의 장점은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 예컨대 관절염 치료제 케토프로펜은 우수한 염증억제작용을 하지만 수개월간 먹을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속쓰림 등 위장장애가 발생하는 것이 결정적 흠이다.

그러나 패치형 치료제를 붙이면 케토프로펜이 직접 피부를 통해 관절 내로 침투하므로 속이 쓰릴 일이 없는 것. 그러나 먹는 치료제에 비해 효능면에서 뒤지는 것이 단점. 위장에서 혈액을 타고 관절내로 침투하는 것이 피부를 통해 약물이 흡수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약효가 피부에 붙인 자리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흠이다.

따라서 오래된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전신의 관절을 침범한 경우엔 별 도움이 안된다.

서울대의대 류머티스내과 송영욱 (宋永旭) 교수는 "패치형 치료제는 한두개의 관절만 침범했으며 증상이 경미한 초기관절염 치료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 고 지적했다.

여기에 해당되는 관절염 환자는 전체의 5~10%다.

[먹는약]

최근 임상시험을 거쳐 시판중인 '모빅' 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아스피린.이부프로펜.피록시캄 등 기존 관절염 경구 치료제에 비해 속이 쓰린 부작용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개발, 97년 미식품의약국 (FDA) 의 공인을 거쳐 현재 국내에서도 시판중인데 기존 관절염치료제와 달리 위장과 콩팥에 부작용을 미치지 않고 염증만 억제하는 신개념 소염제다.

하루 1회 복용으로 투약회수를 줄인 것도 장점. 따라서 위장이 약해 속쓰림으로 고생하는 관절염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모빅' 역시 위장장애를 덜어줄 뿐 없애주는 것은 아니므로 자가처방은 위험하다.

남용할 경우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위궤양과 위천공 등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

최근 LG생활건강에서 개발, 미국 등 선진국에서 특허를 획득한 히알루론산 주사제가 대표적. 히알루론산이란 관절내 연골과 활액을 구성하는 물질로 윤활작용을 해 관절에 걸리는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면 히알루론산이 부족해지므로 이를 외부에서 주사로 보충해주는 것이 치료원리. 스테로이드 주사에 비해 효과는 떨어지지만 생체물질이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

대개 일주일에 한 대씩 주사해 5~10회를 맞으면 효과가 6개월~1년동안 지속된다.

비용은 주사 한 대에 2만5천원. 나이 들어 관절이 닳아 발생한 퇴행성 관절염이 주 치료대상이다.

인하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박원 (朴園) 교수는 "골다공증이나 당뇨 등 지병이 있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 어려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질에서 비롯된 류머티스 관절염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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