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충분한 영양·자유로운 환경조성 지능이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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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대사회에서 성공의 열쇠는 창조적 두뇌를 소유하는 일. 그래서 누구나 내 아이가 천재이기를 꿈꾼다.

인간의 지능 결정과정과 개발법을 알아본다.

인간의 지능을 결정하는 기관은 뇌 (腦) 다.

뇌는 태아기때 만들어져 갓 태어났을 때 약3백50g이던 것이 첫돌때 8백g, 성인이 되면 평균 1천3백50g이 된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권준수 (權俊壽) 교수는 "태아기는 뇌가 형성되는 시기라 이 시기에 뇌손상을 입으면 심각한 구조적.기능적 장애가 발생해 심한 정신지체아가 된다" 고 설명한다.

뇌세포가 분화하면서 자라나는 것은 대개 세돌까지. 따라서 유전적으로 건강하고 좋은 뇌를 타고 났다 하더라도 영양이 불충분하면 뇌조직 결핍을 초래해 지능이 저하된다.

최근 스코틀랜드 던디대 연구팀은 특히 생후 4개월까지 불포화지방산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지능 발달이 더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10개월된 아기 44명 중 생후 4개월동안 불포화지방산이 강화된 분유를 먹었던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3단계 문제해결 과정을 거쳐 숨겨진 장난감을 찾게 하는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는 것.

불포화지방산은 모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유럽에서는 분유 대부분에 이 성분이 강화돼 있으나 미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상태다.

영양공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양한 자극과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자유로운 환경.

지능지수 (I.Q.) 70인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지능개발에 적당한 가정과 사람들의 접촉이 잦지 않은 보육원에서 각각 20개월동안 양육시킨 후 지능을 비교한 결과 좋은 가정에서 생활한 아이들의 지능은 평균 90으로 높아진 반면 환경이 좋지 않았던 보육원 아이들의 지능은 60으로 떨어졌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또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야단만 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지능이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결국 아이들의 지능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변화될 수 있는 셈. 아이의 지능을 높이는 장기적인 방법은 성장단계별로 적절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표참조) 아이가 가진 적성과 장단점을 파악해 이를 개발.보완하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대병원 학습장애 클리닉 신민섭 (申敏燮) 교수는 "지능은 남보다 앞선 단계를 교육 시킨다고 빨리 발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라고 강조한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자전거타기를 가르쳐야 소용없듯 돌 전의 아이에게 숫자 학습을 시키기 보다 적당한 장난감을 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

또 "전공이나 직업은 개개인이 타고난 뇌기능의 우수한 분야를 알고 개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申교수는 말한다.

천재성을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대체로 초등학교 1학년때 언어 및 동작성 지능상태를 알아보는 지능검사를 받아보면 아이의 정도를 가늠하는데 보탬이 된다.

언어 지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아이는 읽기.쓰기.계산.사물분석.전체에서 부분을 알아내는 능력.사고력 등을 요구하는 직업이, 동작성 지능이 우수한 아이는 미술.음악.바둑.요가.조각가.건축설계사.디자이너 등이 적합하다.

적성검사는 중학1년 때 받는 것이 좋다.

申교수는 "초등학생 땐 장점을 개발하면서 단점을 보완시켜주는 교육을 병행해야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중학교 이후엔 적성검사를 통한 소질.본인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서 진로를 결정할 것" 을 권했다.

황세희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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