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철의 증시레이더]지수320선 방어 美금리가 열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어떤 주가차트든 '저점을 높여 가면서 오른쪽으로 수렴하는 삼각형' 이 나타나면 대개 윗쪽으로 탈출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난 주 지적했다.

실제로 종합지수는 7일 (월) 12.39포인트 상승으로 약 4주간 지속돼온 지루한 횡보국면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상승종목 5백21개, 하락종목 2백44개는 강한 상승장을 예고하기엔 부족했다.

상승종목의 5대1 이상 압도현상이 필요조건이다.

특히 9, 10일의 마감 직전 휘몰이 현상은 그리 좋은 모양이 아니었다.

소위 매도차익거래 (현물.선물간 가격이 지나치게 벌어질 경우 현물을 팔고 선물을 샀다가 나중에 현물과 선물을 각각 되사고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거래) 를 해소하기 위한 매수물량이 주가 하락을 저지했다는 해석이 정확할 것이다.

선물 만기 다음날인 11일 지수가 폭락한 ( - 18.34) 것을 단순히 미국 주가의 폭락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도 이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한 삼각형의 상한선 윗쪽인 3백20.61에서 지난 주를 마감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즉 주간단위로 보면 거래가 늘면서 지수 또한 상승한 모양을 갖춰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님을 말해준다.

말 그대로 널뛰기를 하고 있는 미국 주가가 하락추세에 접어들었음을 부정하기 힘든다.

갑자기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29년의 대공황과 비교한 보고서도 나돌고 있다.

같은 의미에서 달러강세도 한풀 꺾였다고 봐야 한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29일 열리는 연준리 (聯準理) 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결정된다면 한국 주가에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

일본의 금리인하로 주춤해진 엔 강세가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대달러환율과 국내금리는 조금씩 기어오를 확률이 높다.

비록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개도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외자도입이 순조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한은의 통화공급 확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양의 국채발행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와 경쟁, 국내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다.

지난 주 메릴린치가 한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 에서 '비중축소' 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메릴린치란 이름 때문에, 둘째 한전의 주식시장내 무게 때문에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마치 미국에서 GM을 '벨웨더 (직역하면 '방울을 단 양' 으로 무리를 이끄는 사람이나 사물) 주식' 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한전에 대한 비관은 곧 한국의 블루칩 주식에 대한 비관일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모건스탠리등 다른 외국증권사들은 줄곧 비관적인 견해를 견지해왔다.

여하튼 이번 주는 힘겹게 뚫고 올라온 종합지수 3백20선을 지켜내는지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권성철(증권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