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바마 지지율이 취임 때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 AP=연합뉴스]
◆6개월 만에 빛바랜 기대=AP통신·GfK의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가 재임 중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취임 당시(80%)에 비해 19%포인트 떨어진 61%로 내려앉았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1월의 83%에서 62%로 21%포인트나 줄었다. 이뿐만 아니라 ▶재정 적자 감축(49%→35%)과 ▶의료보험 개혁(63%→57%) ▶미국 이미지 개선(79%→64%) 등의 항목에서도 오바마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빛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집권 첫해인 올해에 경기 회복 기미가 감지될 것이라는 응답도 취임 당시(27%)에 비해 11%포인트 줄었다.
반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54%로 지난달(46%)보다 많아졌다. 또한 중도 성향의 지지층이 더 빠르게 오바마에게 등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55%)이 취임 당시에 비해 9%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중도 성향 지지층의 지지율 감소는 20%포인트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그가 펼치는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USA투데이·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오바마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2월(59%)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오바마가 추진하는 의료보험 개혁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진 응답자(56%)가 지지(44%) 의사를 표명한 숫자보다 많았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정책과 외교 등 대외 정책은 지지하는 입장이 더 많았지만 경제와 세금, 재정적자와 의료보험 정책 등 국내 현안에 관한 미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현재 오바마의 지지율은 55%다. 그 자체로 나쁜 성적은 아니다. 같은 시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높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취임 당시 고공행진을 하던 지지율이 대통령이 업무를 개시한 뒤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문제는 오바마가 앞에 놓인 굵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지 의문이 커진다는 데 있다.
특히 지지율 하락으로 그가 강력히 추진하는 3대 개혁(의료보험과 교육, 에너지)이 당장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의회의 협조를 얻는 데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는 “의회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을 밀어붙여야 하는 오바마에게 지지율 하락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