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피 버스데이, 광현” 12승 축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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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투수 김광현이 22일 자신의 스물한 번째 생일에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경기 뒤김광현이 팬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인천=임현동 기자]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것이 에이스의 임무다. 고졸 3년차, 약관의 나이지만 김광현(21·SK)은 에이스라 불리기에 손색없는 ‘단단함’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있기에 SK는 여전히 강팀이다.

22일 프로야구 SK-한화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김광현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더워서 잘랐다”고 무덤덤하게 말했지만 7월 들어 전날까지 4승10패로 부진한 팀 성적과 무관하지 않았다. 경기 전 말을 아낀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마침 이날은 김광현의 스물한 번째 생일. 1회 초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 SK 팬들은 목소리를 높여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위기는 단 한 차례였다. 김광현은 5-0으로 앞선 2회 초 김태균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맞았다. 유격수 나주환의 송구가 정확했다면 범타로 처리될 수 있는 타구였다. 왼손을 들어 “괜찮다”는 뜻을 전한 김광현은 폭투에 이어 송광민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러한 자신감은 이여상의 타석 때 뿜어져 나왔다. 과감한 직구 승부로 병살타 처리. 이 사이 3루 주자 김태균이 홈을 밟았지만 SK로서는 아쉬울 것 없는 결과였다.

이후에는 쾌투 행진이 이어졌다. 최고 시속 151㎞의 직구로 상대를 압도하다가도 힘을 뺀 130㎞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김광현이 8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는 동안 팀 타선은 7점을 뽑아냈다.

SK는 7-2 승리로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김광현은 16일 잠실 LG전에서도 6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로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최다인 7연패에 허덕이던 팀을 구해낸 바 있다.

김광현은 이날 승리로 시즌 12승(2패)째를 수확하며 다승 단독 1위를 확고히 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평균자책점을 2.59(종전 2.69)로 낮추며 이 부문 1위도 이어갔다. 또한 올 시즌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59로 부진했던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생애 첫 ‘한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도 가시권에 뒀다. 김광현이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한 상대는 삼성뿐이다.

두산은 잠실에서 김현수의 만루포와 고영민의 3경기 연속 아치 등 4개의 홈런을 앞세워 8연승 중이던 롯데를 10-3으로 누르고 선두를 지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3이닝 9실점으로 9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데뷔 후 두산전에서 6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KIA는 9회 말 2사 3루에서 LG 투수 정찬헌의 끝내기 폭투로 2-1로 역전승했다.

인천=하남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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