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 부진씻고 천하장사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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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골리앗의 전성시대는 왔는가. ' 2m17㎝.1백60㎏의 거한 김영현 (22.LG) 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 씨름판 독주체제 구축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6일 끝난 경주대회에서 강적들을 연파하고 경주장사에 오른 것을 신호로 남은 대구장사 (10월).천하장사 (12월) 까지 모두 거머쥐겠다는 야망이다.

당초 김은 올시즌 설날장사 (1월) 와 양평장사 (3월) 를 연이어 석권, 최강으로 떠올랐으나 이후 창원.여수장사 등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번 경주대회에서 김이 펼친 플레이는 모든 걱정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했다.

승리의 초석인 샅바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을 비롯,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밀어치기와 잡채기 등을 유효적절하게 구사하는 등 경기운영이 한결 성숙해졌다.

또 취약점이던 체력의 열세도 여름동안 혹독한 훈련을 통해 대폭 보완, 결승이 끝난 뒤에도 오히려 힘이 남아돌 정도였다.

신봉민.황규연 (이상 현대).김경수 (LG) 등 라이벌들은 김의 달라진 모습에 이렇다 할 기술과 힘 한번 못 써보고 모래판에 나뒹굴 뿐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 자신만만한 표정의 김영현은 "들배지기 등 좀더 화려한 기술을 펼치고 쇼맨십도 길러 명실상부한 씨름판의 제왕이 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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