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에 자극 일본이 '무장'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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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미사일 소동' 을 계기로 일본의 방위전력 강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들어 공중조기경보기 (AWACS) 등 첨단장비를 배치하고 자위대의 대규모 입체훈련 등을 계획하고 있는 방위청은 이번 사태 이후 정찰위성 등 신형 장비 개발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계 2위의 방위예산과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최근 방위력 증강 현황을 알아본다.

◇ 민간 첨단기술 활용 = 전하결합소자 (CCD) 카메라.적외선감지기.탄소섬유…. 이들 첨단기술중 차세대지원 전투기 (F2) 등 일본 민간업체의 독자개발 장비는 미국 등에 수출돼 스파이 위성이나 미사일 부품으로 활용된지 오래다.

이같은 첨단 민간기술은 언제라도 무기 및 장비로 활용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것이다.

최근 도입 논의가 일고 있는 정찰위성이나 화상 (畵像) 위성은 일본 업체가 이미 독자개발 기술을 확보했다.

정찰위성의 경우 NEC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감도 감지기를 가진 위성을 고도 5백㎞대로 쏘아올리면 걸프해에서 서태평양까지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위성개발에 드는 비용은 약 2천억엔.

◇ 첨단장비 개발 = 현재 방위청이 개발 중인 주요 장비는 F2기 등 9건. F16을 모델로 88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F2기는 내년에 처음 현장 배치되며 모두 1백30기가 도입될 예정. 최근 막바지 시험단계에서 날개에 일부 결함이 발견됐지만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체에 탄소섬유를 사용,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최첨단 전투기다.

기체에는 미쓰비시 전기의 고성능 군사레이더도 탑재돼 있다.

방위청은 또 소형 관측헬리콥터와 대잠수함전.해상전을 위한 구축함 탑재용 초계헬리콥터도 개발 중이다.

유도무기로는 21세기 공대공 전투에 대비하기 위한 개량형 호크미사일 (중거리 공대공) 의 성능을 높인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발이 한창이다.

전자전 장비로는 호위함에 장착해 적의 전자방해에 대처하기 위한 함대용 사격지휘 장치의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첨단장비 도입.배치 = 올해는 한꺼번에 첨단장비의 현장 배치가 이뤄졌다.

항공자위대는 지난 3월 처음으로 미 보잉사의 최신 공중조기경보기 E - 767 2대를 하마마쓰 (濱松) 기지에 배치했다.

E - 767은 반경 8백㎞까지 감시하고 3백대 이상의 피.아군기를 동시에 식별이 가능한 최첨단 기종. 항공자위대는 내년에 2기를 더 들여올 계획이다.

해상자위대도 거의 같은 시기에 최대 수송함 오스미 (배수량 8천9백t) 를 히로시마 부근 해양기지에 실전 배치했다.

오스미는 갑판이 넓어 비상시에는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수 있기 때문에 '미니 항모' 로 불리기도 한다.

◇ 군사훈련 입체화 =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회의는 오는 11월 도쿄 남단 오가사와라무라에서 육상.해상.항공자위대의 통합 상륙훈련을 실시할 예정. 지금까지 2개 자위대가 공동훈련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3개 자위대의 통합훈련은 처음인 데다 내용도 자위대원 1천여명이 참가, 공수요원을 상륙시켜 적 부대에 점령된 지역을 탈환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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