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귀순과학자 정갑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귀순 북한 과학자 정갑렬 (鄭甲烈.47) 씨는 "인공위성 발사능력을 북한이 갖고 있다" 고 단언한다.

96년 4월 귀순전까지 鄭씨는 북한에서 국가과학원 음향연구소장을 지냈다.

90년대초 로켓개발 부문에 몇년간 근무했다.

우리 정보당국은 그를 북한의 최신 미사일 정보를 갖고 있는 귀순자로 평가한다.

다음은 7일 본사 기자와의 단독인터뷰 내용.

- 위성개발은 언제부터 추진됐나.

"70년대 중반부터 확고한 정책기조가 서 있었다.

충분한 잠재력이 있었고 이번 발사는 이를 표면화한 것에 불과하다. "

- 로켓발사 기술 수준은.

"자강도 강계의 비밀 군수기지에서 수년간 일한 적이 있다.

러시아로부터 로켓을 수입, 분해한 뒤 이를 토대로 재개발하는 곳이었다.

당시 발사계통 등 특정분야는 러시아보다 성능이 우수하게 나왔다. "

- 위성발사를 주도한 기관은.

"평양 강동군의 '제2자연과학연구소' 다.

민간과학기술은 국가과학원이 맡고, 군사기술은 이곳서 처리한다.

핵심두뇌들이 대거 몰려있다. "

- 위성개발을 주도한 과학자는.

"김정일 (金正日) 의 과학비서 서상욱 박사다.

75년 김일성대 물리학부 이론물리강좌장을 지낸 그는 소련을 오가며 미사일 관련기술을 도입했다. 기술도입과 투자를 김정일에게 강력하게 건의, 신임을 받았다. "

- 러시아로부터 협력이 있었다는 말인가.

"핵 (核) 뿐 아니라 로켓발사에도 러시아 기술도입이 절대적이었다.

러시아와 위성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 북한 경제.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위성발사가 무리라는 지적이 있는데.

"경제가 몰락했다고 무능하다거나 과학기술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적어도 '인간능력' 측면에서는 북한의 기술수준은 최첨단에 가 있다고 확신한다. "

- 우리정부는 북한의 위성발사에 회의적이다.

"귀순 직후 한국이 북한 과학기술을 너무 낮게 보고 있는데 놀랐다.

이제라도 북한의 기술수준을 인정하고 대비하는 게 현명하다. "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