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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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 살이 안 찐다? 물론 몸매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운동의 역할은 크다. 그러나 그에 못잖게 식습관도 중요하다. 먹는 양에 비해 소비하는 양이 적을 때 살이 찐다. 잘못된 생활습관도 살을 찌게 하는 원인이다. 운동선수도 ‘살’ 고민을 비껴갈 수 없는 이유다.

내로라하는 세계 여자 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로골퍼 A씨. 지난 4월 본원을 찾기까지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체중감량에 도전했던 터였다. 식사량 줄이기는 물론 운동·다이어트침·경락마사지까지 웬만한 시도는 다 해봤다. 어느 정도 체중감량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곧 요요현상이 나타났다.

잦은 시합 참가로 체력 소모가 크고 세계 각지를 도는 불규칙한 생활이 지속되다보니 강도 높은 운동에도 불구하고 ‘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 고칼로리 음식물 섭취와 불규칙한 식사도 한 원인이었다.

체중은 늘었지만 체력은 약화돼 대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생각다못해 수술하기로 결심한 A씨는 1주일 간격으로 2회에 걸쳐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체중은 5kg, 복부 둘레는 15cm 줄었다. 체중보다는 몸매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수술 결과에 A씨는 흡족해했다.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됐다’는 A씨는 이후 체형에 맞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추가 체중감량에도 성공했다. 수술 후 2주 후부터 연습에 들어간 그는 한달만에 세계 투어에도 올랐다.

지난 겨울에 만난 B씨도 그랬다. 진료실에 들어선 그는 키가 평균 여성보다 크고 몸매도 균형이 잡혔다. 언뜻 탄탄한 몸매가 꾸준히 운동을 한듯 보였다. 그의 고민은 허벅지. 유난히 굵어 짧은 치마를 입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걷거나 운동할 때엔 양쪽 사타구니가 맞닿아 쓰라릴 정도라고 했다. 그는 워낙 내성적이고 겁이 많아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수술 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지방흡입수술 전 건강상태와 몸의 균형 정도를 살피기 위해 피검사와 신체의 근육량, 피하지방량, 부종 정도를 체크한다. 건강한 상태란 근육이 적절하게 발달하고 피하지방량이 체중의 30% 이하를 말한다. 검사결과 그의 체중은 정상이었으나 허벅지엔 지방이 많았다. 허벅지 살은 운동으로도 빼기 힘들다. 다행히 그는 또래 여성보다 근육이 상당히 발달돼 있어 지방흡입 후 조금만 신경 써 관리하면 원하는 몸매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드디어 수술하는 날, 마취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환자가 잠꼬대를 했다. 이러한 반응은 마취중 간혹 일어나는 일이다.

“제가 누군지 아세요? 저, 유명한 골프선수OOO이에요. 수술 잘 해주셔야 해요.”

갑자기 부담스러웠다. 그의 선수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손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수술 후 그의 허벅지 둘레는 무려 7cm나 줄었다. 그 역시 수술 후 얻은 자신감으로 그린을 누비고 있다.

디올클리닉 장지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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