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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정보 기록파일 '쿠키' 네티즌 행적 감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아무도 몰래 건넌방이나 텅 빈 사무실에서 '인터넷의 바다' 를 항해한 뒤 네티즌은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아무도 내가 어느 사이트를 접속했었는지 모르겠지. "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인터넷에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에 나오는 빅브라더처럼 네티즌이 어느 사이트를 몰래 다녀왔고 어떤 정보를 챙겼는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탐정인 '쿠키 (Cookie)' 라는 기술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쿠키는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웹사이트를 찾아가자는 의도로 개발돼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개인의 사생활 (프라이버시) 을 침해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쿠키란 무엇이며 이를 잘 활용하는 방안과 막는 방법은 무엇인가.

◇ 쿠키란 = 네티즌이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그 웹사이트에서는 네티즌의 컴퓨터로 4K바이트 이하의 작은 파일을 보내는데 이것이 쿠키다.

이 파일을 쿠키라고 이름붙인 것은 과자부스러기처럼 작다는 뜻. 하지만 쿠키의 기능은 결코 작지 않다.

쿠키에는 방문한 사이트의 이름과 탐색한 곳 등의 정보가 담겨지고 내용이 찬 쿠키는 네티즌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다.

이 네티즌이 다음 번에 해당 사이트를 찾을 경우 사이트 운영자는 그가 누구인지, 어떤 정보를 주로 찾았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 접속에 많이 사용되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나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 등 웹브라우저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는 모두 쿠키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우 일거수 일투족이 노출되는 셈이다.

◇ 쿠키의 순기능 =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찾는 사람의 경우 매번 어떤 제품을 샀는지 파악되기 때문에 쇼핑몰 운영자는 그가 원하는 구매목록을 쉽게 제시할 수 있다.

매번 특정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신원이 확인되기 때문에 회원번호나 비밀번호 등을 번거롭게 입력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업자들은 쿠킹기술을 이용한 타킷 마케팅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부 이도영 (李道) 씨는 "예를들어 쿠키를 통해 인터넷 서점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는 사람을 파악한 뒤 이들에게 책 광고를 띄워주는 형식" 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쿠키에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해두면 온라인 상거래시 별도로 카드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등 편리한 점이 많다.

◇ 쿠키의 역기능 =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쿠키는 사용자 몰래 정보를 컴퓨터에 담고 그 내용을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에 무방비다.

심할 경우 쿠키에 담겨있는 개인 ID나 비밀번호가 해킹 당할 수도 있어 마음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웹사이트 운영자는 쿠키를 통해 얻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기업이나 광고업자에게 팔 수도 있다.

'정보연대 - 싱' 의 이혁 (李革) 대표는 "이렇게 되면 광고업자들이 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입한 뒤 사용자에게 광고성 전자우편 (정크메일) 등을 보내 괴롭힐 수 있다" 고 설명했다.

◇ 쿠키를 막는 법 =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와 MS익스플로러 3.0판 부터는 브라우저에 쿠키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익스플로러 3.0에서는 '보기 - 옵션' 메뉴에서 '쿠키를 적용하기 전에 알림' 이라는 옵션을, 내비게이터 3.0에서는 'Option - Network preference' 메뉴에서 '쿠키를 받을 것이냐 (Accepting a Cookie)' 라는 옵션을 선택하면 사용자의 PC로 쿠키가 전달될 때 이를 받을 것인지 묻게 된다.

이때 '아니오 (No)' 를 선택하면 쿠키는 오지 않아 내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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