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물건도 클릭만하면 배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 언제든지 보고 싶은 방송과 비디오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홈 네트워크 사업이 첫 걸음을 뗏다. 지난달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KT의 홈 네트워크를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KT제공]

장안의 화제작인 '파리의 연인'에서 탤런트 박신양은 모 의류업체 양복만 입는다. 간접 광고 효과가 높아져 해당 의류업체는 "대박을 터뜨렸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2007년에 방송된다면 해당 의류업체는 광고 효과는 물론이고 바로 의류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이때쯤에는 시청자가 TV를 보면서 박신양이 입은 양복을 클릭 한번으로 곧장 구매할 수 있다.

디지털 방송과 홈 네트워크가 일상 생활을 확 바꿀 전망이다. 올해 통신회사들이 펼치는 홈 네트워크 사업으로 이런 생활 변화의 단면을 미리 가늠해본다.


◆홈 네트워크 확대=KT 컨소시엄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올해 앞다퉈 홈 네트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홈 네트워크란 통신회사의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이용해 ▶고품질의 주문형 비디오(VOD)▶주문형 오디오(AOD)▶홈 오토메이션(집 밖에서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가전기기 등을 조작하는 것) 등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KT는 지난 3월 서울 목동과 경기도 분당 지역 200여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비스 대상 지역을 서울 용산.관악과 경기 용인, 고양 지역 등 17개 지역으로 넓혔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서울 부산 지역 2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말까지 시범 가구수를 600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집 밖에서도 가사 척척=통신업체들이 하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는 아직 초보 단계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주부 박금순 씨는 초등학교 학부모회 회장이다. 방학 중에도 학부모들과 2학기 학교 운영에 관한 모임을 자주 갖는다. 이 바람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집이 비어있을 때가 많다.

박씨는 아이가 돌아올 때가 되면 학교 컴퓨터실에서 집으로 전화를 건 뒤 인터넷에 접속해 집안 상황을 한눈에 파악한다. 거실에 있는 폐쇄회로 TV 카메라가 인터넷과 연결돼 있어 가능하다.

아이가 전화를 받으면 화면을 보면서 이것 저것 시킨다. 거실 마루에 책이 어지럽게 널려 있으면 박씨는 정리 정돈부터 시킨다. 엄마가 모든 것을 보면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을 아는 아이는 별다른 저항 없이 따른다.

또 이 집에서는 주문형 비디오를 자주 본다. 두 아이에게는 나이 등급에 맞춰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아이디를 줬다. 둘째 아이는 12세 이하 등급만 볼 수 있다.

◆어떤 서비스 있나=KT는 VOD와 홈 뷰어.문자 메시지 전송.생활 정보 등의 서비스를 한다. SK텔레콤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로 집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등을 마음대로 끄고 켤 수 있어, 마치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원격 의료.가스 누출 차단.문자 메시지 전송 등을 손쉽게 할수 있다.

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