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무시험으로 바뀌는데 고교 학력차 너무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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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2학년도부터 대학입시의 골격이 학생부 성적에 의한 무시험 전형으로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고교간 학력 차가 매우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무시험 전형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2일 사설입시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전국 6백10개 일반계 및 특목고를 대상으로 지난 4월 실시한 모의수능시험 점수를 비교 평가한 결과 일반계 고교 사이에서 학교간 수능 평균점수 차이가 4백점 만점에 무려 2백32.8점이나 된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과학고 등 특목고를 포함하면 최고와 최저간 학력 차는 2백55.4점이나 됐다.

서울 등 평준화 지역내 일반계 고교만을 비교할 때도 1백66점의 차이가 났다.

일반계 고교 중에서 평균 수능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비평준화 지역인 충남 K고 (3백41.7점) 였으며 평준화 지역에서는 대구 K고 (2백83.6점)가 가장 높았다.

특목고의 경우 가장 성적이 좋은 곳은 D고 (3백64.3점) 여서 일반계 고교 최저보다 2백55.4점 높았다.

평준화 지역인 서울의 경우 학생들의 평균 수능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S고 (2백59.6점) 로 가장 낮은 M고보다 1백32.1점이 높았다.

강남지역 24개 고교의 평균 수능점수는 2백45.5점인 반면 강북 71개 고교의 점수는 2백31.2점으로 14.3점의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학력 차를 반영하지 않은 무시험 전형은 '도 (都) - 농 (農)' '평준 - 비평준' '일반 - 특목고' 간에 역차별을 유발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학제도과 김화진 과장은 "학교간 차이 발생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를 반영한 고교등급제 도입은 고교 입시난을 가중시키는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 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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