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박두진 '돌의 노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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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돌이어라, 나는

여기 절정

바다가 바라뵈는 꼭대기에

앉아,

종일을 잠잠하는

돌이어라.

밀어 올려라 밀어 올려라

나만 혼자 이 꼭대기에 앉아 있게 하고

언제였을까

바다는,

저리 멀리, 저리 멀리

달아나버려

박두진 '돌의 노래' 중

박두진 (朴斗鎭.81) 의 시 대부분은 박자가 기본이다.

어떤 것은 박자에 강요되고 어떤 것은 박자와 함께 춤춘다.

정감보다 의지, 소원보다 기구 (祈求) 의 그 꼿꼿한 자세가 청록파 셋 중에서 그를 한층 더 타율적인 독거 (獨居) 로 있게 한다.

돌이란 시인에게 나중의 주제이러니….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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