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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미사일 발사…일본 상공통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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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은 31일 동해상을 향해 신형미사일인 대포동 1호 (노동 2호)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낮 12시7분쯤 청진 인근의 대포동미사일기지에서 사정거리 1천7백~2천2백㎞인 대포동 1호를 발사했으며 시험의 성공여부를 조사중" 이라고 밝혔다.

탄착지점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발사지로부터 1천3백80㎞ 떨어진 북위 40도54분, 동경 1백47도50분 (일본 동해안 공해상) 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방위청도 미사일이 일본 열도의 동북지방을 횡단,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확인했으며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침범했는지를 면밀히 조사중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통과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큰 충격에 빠졌다.

일본정부는 유엔등 국제사회에 이번 사태를 항의하는등 강력 대처해나갈 방침이어서 북.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강준권 (姜浚權)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 "국제적으로 대량 살상무기 비확산에 나서는 시점에서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한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며 "북한이 국제적인 미사일 비확산 노력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주석직 승계를 앞두고 김정일 (金正日) 총비서의 군사지도력을 확보하고, 북.미 미사일협상에서 유일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북한은 현재 스커드B, C형을 27기 실전 배치했으며 노동1호는 평안북도 신오리지역에 3기 등 모두 9기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동 1호의 시험발사 (전체로 네번째) 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북.미 고위급회담의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金桂寬) 외교부부부장은 지난달 28일 미 외교협회 간담회에서 "미사일은 안보용으로 흥정할 수 있지만 경제용으로는 흥정할 수 없다" 고 밝혔다.

북측은 올들어 이번 대포동 1호와 동일한 기종인 파키스탄의 가우리미사일, 이란의 사하브3미사일 실험에 기술지원을 한 의혹을 사 미국의 제재와 경고를 받은 바 있어 미국 등 국제사회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31일 오후 8시 (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채택될 예정이던 '대북 (對北) 경수로 재원분담 결의안' 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에 반발한 일본측의 서명 거부로 무기연기됐다.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 (EU) 등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집행이사국은 당초 각국 대표의 서명을 받아 분담금 비율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일본측은 다카하시 마사지 (高橋雅二) 경수로대사 명의의 서한에서 "북한이 31일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하는 등 상황이 유동적이라 서명을 일시 유보한다" 며 "사태추이를 봐서 최종서명 여부를 결정할 것" 이라고 통보했다.

일본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평양에서 도쿄 (東京)에 도달할 수 있는 사정거리를 갖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최훈.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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