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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남면 주민들 장학회 만들어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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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섬과 섬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고향을 지키고 발전시킬 인재를 우리 힘으로 기르자. " 유인도 11개와 무인도 27개로 구성된 '갯마을' 여수시남면 사람들이 경제난 속에서 적지 않은 돈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어 화제다.

재단법인 여수남면장학회 (회장 朴英春.48) 는 28일 면사무소에서 첫 이사회를 열어 기금 1억5천여만원의 이자로 내년 3월 총1천6백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주민이 1천9백여가구 6천여명이고 학생이 뭍 유학생을 합쳐봤자 7백여명에 불과한 남면에서 장학회 설립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 면사무소 직원들이 모두 10만원 이상 내놓으면서 불길을 당겼다.

주민들의 80%가 60세 이상이고 생활이 중하류인데도 뜻밖의 큰 반응이 나타났다.

할머니들까지 자식이 준 용돈을 아껴 장롱 속에 깊숙이 넣어뒀던 돈을 "못 배운 게 평생 한이었다" 며 기꺼이 보탰다.

이런 식으로 섬에서 2백60여명이 십시일반 (十匙一飯) 으로 1억1천여만원을 만들자 뭍에 나가 사는 출향 인사들도 가세했다.

부산의 朴수관 (49) 씨가 2천5백만원을 쾌척하는 등 40여명이 4천여만원을 내놓아 총1억5천여만원이 모아져 당초 목표 (1억원) 를 초과달성했다.

출향인사들이 출연 약속 후 IMF한파로 미루고 있는 약정액까지 합치면 2억여원에 이른다.

김재철 (金在喆.47) 면장은 "장학회가 만들어지면서 주민들간의 단합심도 더 커졌다" 며 "성적 우수 학생 외에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예.체능계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여수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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