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노동신문 협력]북한 언론사 방문 첫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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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앙일보가 27일 남한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에서 노동신문사와 공동 취재 보도 및 기사.사진제휴에 관한 협의를 벌임으로써 남북 언론교류 협력의 새 장이 열리게 됐다.

특히 북한측이 그동안 '노동당 선전사업의 심장부' 라며 공개를 꺼렸던 노동신문사와 그 책임자를 중앙일보 취재진에 공개함으로써 앞으로 언론분야 협력뿐 아니라 당국.민간교류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들어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발맞춰 민간교류에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유독 언론에 대해서만은 문을 열어주지 않아왔다.

북측은 지난 22일 중앙일보에 대해 남한 언론으로는 최초로 순수 취재와 언론 교류 협의 목적의 입북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홍석현 (洪錫炫) 중앙일보 사장과 강덕서 (康德瑞) 노동신문 부주필이 언론사의 책임자 입장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객관적인 대북.대남보도를 해나가자는데 견해를 일치할 수 있었다.

중앙일보 - 노동신문의 교류 협력이 본격화하면 취재.보도 영역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남북 동질성 확보를 위한 언론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일보가 제안한 협의서에 담긴 기사.사진 제휴와 문화유적 공동조사.보도, 남북 언어.생태계 연구 등은 모두 언론의 보도와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북한체제의 성격상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북측도 '통일을 위한 언론의 역할' 에 공감하고 있고 진지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결과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중앙일보의 대북 보도가 일관성과 객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남북간 신뢰구축의 디딤돌이 됐기 때문이다.

북한전문가들은 모처럼 남북 언론 교류의 기회가 마련된 만큼 언론계 모두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남북간에 가장 민감한 사안중 하나인 언론 교류를 놓고 경쟁의식에 사로잡히거나 한건주의로 접근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을 초래한다는 점은 그동안의 언론 교류 실패사례들이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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