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지표]성장'후퇴' 생산'바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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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경제지표를 보면 경기침체가 위험수위에 육박했음이 여실하게 나타난다.

생산.소비.투자 등 모든 경제활동의 성적표가 사상 최악으로 나타났으며 그나마 기대를 모았던 수출마저 5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보듯 각종 지표들의 추세는 악화일로다.

◇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 GDP기준 경제성장률이 1분기 - 3.9%에 이어 2분기에도 - 6.6%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80년 1,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나아질 요인이 없어 마이너스 성장이 2~3분기 정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멕시코의 경우 5분기 연속, 핀란드는 11분기 연속, 스웨덴은 1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며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완전히 복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경기 바닥은 아무리 빨라야 내년 1분기나 2분기 정도일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 급격한 수요 위축 = 성장률이 이처럼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투자.소비 등 내수와 수출 등 수요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 등 내수 증가율은 모두 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잇따른 대기업 부도와 구조조정의 여파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 40.7%에서 2분기 - 52.4%로 떨어졌다.

설비투자 절대액수가 1년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다.

건설투자 역시 올 1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나 줄었다.

소비위축도 심각하다.

민간소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나마 경기를 떠받쳐 왔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올 2분기에는 - 12.9%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20%대가 넘었던 수출 증가율도 2분기에는 16.1%로 뚝 떨어졌다.

◇ 생산 활동도 부진 = 수요가 줄어든데다 무더기 부도사태가 겹치면서 생산활동도 극히 부진했다.

제조업 생산이 1분기 - 6.4%에 이어 2분기 - 10%로 통계 작성이후 최악의 기록을 냈다.

제조업 가운데서는 경공업 ( - 12.2%) 이 중공업 ( - 5%) 보다 타격이 컸다.

건설업도 같은 기간 - 7.5%에서 - 12.2%로 생산 감소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에서 밀려난 인력을 흡수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온 서비스업 생산 역시 2분기 5.6%나 줄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음식.숙박업은 2분기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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