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통신원현장리포트]구청마다 알뜰강좌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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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주부의 첫번째 원칙은 '항상 배우는 자세' .하지만 빠듯한 살림에 뭔가 배운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

이럴 때 적극적으로 이용해 볼만한 것이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무료 또는 저가의 알뜰강좌. 요즘엔 남성들을 위한 강좌도 많아졌다.

다양한 생활관련강좌들을 본지 주부통신원들이 살펴봤다.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자격증을 따거나 부업을 할 수 있는 도배.조리.이미용.옷수선강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 주로 3~4개월 과정으로 ▶수강료 무료.재료비 본인부담인 여성교실 (남성교실) 과 ▶수강료를 따로 받는 여성교양대학 등이 있다.

최근엔 여성교실도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약간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강남구청의 경우 부녀교실의 선물포장.생활한자 강좌들은 한 교실에서 시간대별로 열리는데 비해, 논현문화복지회관 여성센터에선 강좌별로 교실이 따로 있어 쾌적한 환경. 여성센터 출장요리사과정은 3개월 2만1천원의 수강료 외에 재료비도 16만5천원쯤 들지만 초.중.고급 9개월 과정을 마치면 '수료증' 을 주고 일반가정 등에 출장요리를 알선해주기도 한다고 (박소영) .

송파구청에선 56세 이상 남녀 2백명을 모집, 한국무용.민요.건강댄스 등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은빛건강문화강좌' 가 특징적 (김은주) . 강북구청은 미아2동 복지관지하 여성문화교실에선 조리.이미용강좌 등을, 수유3거리 교보빌딩에선 노래교실, 자동차정비 강좌는 공업사로 직접 가서 실시한다.

성북구청은 폐백이바지 강좌가 혼기의 딸을 둔 여성에게 인기. 수강료는 없는 대신 재료비 중 1만원을 미리 받는다 (이돈아) . 서초구청은 대부분 취업용 강좌. 무료주차장도 넓고 건물도 깨끗한데다 구민회관 내 무료영화상영 등 다른 시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김혜영) . 성동구청 여성교실은 강의실 2개와 조리실 외에 유아실이 따로 있다.

놀이기구만 있고 탁아담당자가 따로 없으므로 아주 어린 아이들은 맡겨두기 힘든 것이 옥에 티. 동대문구청 미용강좌의 경우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시간외 강의도 해주는 등 성의있는 강의 덕분에 현재 6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정승혜) .

강동구청의 부녀교실은 이제껏 무료였지만 내년 3월부터는 재료비 외에 3개월에 3만원의 수강료를 따로 받을 예정. 생활보호대상자.모자가정.무주택자.일반인 중 젊은 사람 순으로 수강생을 제한한다 (이경희) . 중구청은 신당동 광희문경로당의 5평규모 교실 한 곳에서 운영해 시설은 빈약. 양재교실의 경우 2대의 미싱과 1대의 오버록 미싱이 시설 전부로 박음질은 주로 집에서 해와야 한다 (최은령) .

서대문구청은 3~4개월에 3만5천~4만원의 다양한 강좌가 있는데, 4천평의 문화체육회관에서 쾌적한 강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임행옥) . 강서구의 4개월에 4만원의 수강료를 내는 여성교양대학엔 한지그림.동양화.자동차오너정비 등의 강좌가 있다.

구민회관내 요리실습실엔 가스오븐3대.개수대2개.냉장고1대 등을 갖춰져 시설도 만족스러운 편 (이은혜) . 서울시내 25개 구청 중 이들 교실을 직접 운영하고 있지 않은 곳은 마포.구로구청 두 곳 뿐이었다.

이들은 관내 문화센터나 복지관에 전적으로 위탁하고 있다.

"참가비에 비해 수강자들 대부분 강의수준에 만족해하더라" 는게 통신원들의 전언. 다만 자격증 취득이 목표라면 강의시간이나 시설 등이 다소 부족하므로 따로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저렴한 만큼 마감이 빨리 이뤄지므로 모집공고가 나면 서둘러 신청해야 한다.

대개 방문접수를 받는데, 과목별로 가정복지과.문화공보과 등 담당처도 다르고 접수처는 구청이 아닌 경우도 많으므로 반드시 확인해보고 갈 것을 권했다

(조전순.이종희.박완정.정혜선 통신원) .

정리 =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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