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위안화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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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민폐 위안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을 위시해서 선진국 경제가 마이나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경제는 금년에 약8%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달라화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으나 위안화는 중국 경제성장과 함께 오히려 절상되고 장래 기축통화 (key currency)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사실 人民銀行은 달러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탈국가적인 새로운 기축통화 창출을 주장하고 위안화의 꾸준한 국제화를 통하여 장래 기축통화가 될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등 7개국과 통화 스와프협정을 체결하였고 러시아.
브라질등과 무역결제시 자국통화를 사용토록 합의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로 했듯이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달러화의 신뢰성 추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세계의 외환보유액의 64%가 달러화이다. 그렇지만 위안화가 국제화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10년 전후에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는 사람이 많다.
중국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지속되고 위상도 높아져, 세계적으로 위안화의 수요가 증대되므로 어느 정도 절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지만 중국내 가공무역에 종사하는 기업에게는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지금까지 중국경제를 끌어 올렸던 엔진은 투자와 수출이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함께 중국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FDI)는 최근 통계를 보면 전년대비 20%이상 감소하였다. 그리고 수출도 전년대비 26%이상 감소되고 이것도 확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믿었던 2개의 엔진에 문제가 생기자 비장해 두었던 제3의 엔진을 가동시켰다. 즉 내수강화이다. 중국정부는 4조위안의 내수 부양책을 세워놓고 금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중국의 성장과 발전은 위안화의 꿈의 실현을 가깝게 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주변에서는 조지 와싱톤의 얼굴이 들어 있는 녹색지폐(green back) 대신 毛澤東의 초상이 들어 있는 적색지폐(red back)가 선호될지 모른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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