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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 빗장풀기]한국측 흐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10월7일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일본 대중문화개방의 일정공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느낌이다.

과연 그 카드는 뭘까. 이에 앞서 현재 두나라 문화교류 진전상황을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점검한다.

게임.애니메이션이 일본에 의해 이미 점령당해 있다는 얘기는 구문이다.

여기다가 일본의 영화 (드라마 포함).가요 등은 표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같은 장르에 침투해 있다.

과연 그뿐일까. 일본 대중문화 개방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현시점 상황은 유난히 부산하다.

국내 한아미디어가 일본 에이스픽처스로부터 화제작 '실락원' 수입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해 12월. 우리의 아트시네마가 원작 판권을 사들여 국산 영화로 만들기로 한 것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이 회사는 이어 올 5월 칸영화제 마켓에서 '하나비' (97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종려상) '키즈 리턴' 수입계약을 끝냈다.

이후에도 '소나티네' 등 예술성과 흥행성이 뛰어난 일본영화 선점작업은 계속된 상태. 일본영화가 국내 첫 공식 소개된 것은 90년대 들어 아태영화제.부산영화제 등을 통해서다.

그러다가 '우나기' (9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이 국제영화제에 충격을 던지면서 국내에서도 일본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확산됐다.

'일본영상문화동호회' 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는가 하면 홍대.신촌.압구정 일대 카페에선 일본영화 상영 붐을 이뤘다.

지금은 그들의 활동을 '지하' 에서 '지상' 으로 올려세울 수 있을 것이라 기다리는 중. 지난해 IMF사태 직전 진행되던 대규모 수입협의가 환율급변으로 인해 상당수 유보된 것은 그나마 '다행' .일본 도에이영화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대원동화는 대작 '재패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의 속칭) 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음악. 80년대 한국을 강타한 '고이비토요' 는 일대 파문이었다.

이후 90년대 들어서는 '엑스 재팬' '루나 씨' '피치카토 파이브' 'DJ 혼다' 등 테이프.CD가 법망을 뚫고 젊은층에게 팔려나간다.

'엑스 재팬' 의 CD가 비공식집계로 30만장 가량 판매된 사실은 충격일 정도다.

동호인 모임인 '일본음악연구회' 등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영화와 마찬가지다.

주류음악에 이어 언더그라운 '인디 (독립) 음악' 에 대한 관심도 거세다.

록그룹 '매드 캡슐 마케츠' 의 음반에 대한 인기는 이미 알려진 사실. 홍대앞.신촌의 어두침침한 클럽에선 '곱창전골' 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일본밴드의 라이브가 열린다.

물론 우리 노랫말이다.

일본 인디음악의 매력은 다양성. 대중문화를 전파시키는 일본의 힘을 'USA (US of Asia:아시아의 미국)' 라 부르는 것의 실체도 주류가 아니라 인디라는 사실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허의도.이영기.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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