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명 탄 이란 여객기 추락 … 전원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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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란 카즈빈 시 인근에 추락한 캐스피언 항공 여객기의 잔해를 인근 주민들이 몰려와 구경하고 있다. [카즈빈 AFP=연합뉴스]


이란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보이는 사고로 추락해 탑승객 168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이란 국영 TV 등을 인용, 15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란 ‘캐스피언 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날 수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16분 만에 이란 북서부 카즈빈 인근 지역에 추락했다. 러시아제 투폴레프(Tu)-154M 기종의 이 여객기는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가기 위해 오전 11시33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3분) 이륙했다. 카즈빈 지역의 한 구조책임자는 “기체가 완파됐으며 추락 지점에 10m 깊이의 큰 구덩이가 생길 정도로 폭발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재난재해본부는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고 밝혔다. 항공사 관계자는 “승객 대부분이 아르메니아인이었 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노후한 항공기의 기술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1960년대 말 생산되기 시작한 Tu-154는 잦은 사고로 악명 높은 기종이다.

이란의 민간 여객기와 군용기들은 기종이 노후한 데다 보수유지가 제대로 안 돼 사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란은 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대서방 관계가 나빠지면서 주로 러시아제 항공기들을 수입해 왔다. 최근에도 핵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바람에 미국의 보잉이나 유럽의 에어버스 최신 기종을 구매할 수 없었다. 이는 잦은 항공 사고로 이어졌다. 2006년 9월 착륙 중이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로 29명이 사망했고, 같은 해 11월에도 혁명수비대 요원 39명을 태운 군용기가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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