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단말기 시장 빅3 守城에 중견업체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개인휴대통신 (PCS) 전화기시장이 춘추전국 (春秋戰國)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PCS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빅3가 지배했던 이동전화기시장에 미국 모토로라가 아날로그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고, 어필.텔슨전자.팬택.한화정보통신 등 기술력을 갖춘 전문 중소기업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선발 빅3 업체들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형.경량화 등을 앞세워 수성 (守城)에 한창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PCS전화기 생산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PCS가입자는 10개월만인 7월말 현재 3백70만명을 돌파했으며 PCS전화기 시장규모도 연간 2조원에 달하고 있다.

◇모토로라의 반격 = 모토로라는 지난 17일부터 한솔PCS를 통해 PCS전화기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텔슨전자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 (OEM) 방식으로 1만대를 납품받아 한솔PCS를 통해 판매하는 PCS폰은 모토로라 브랜드를 단 첫번째 제품. 과거 아날로그 이동전화시대 때 국내시장을 휩쓴 모토로라는 디지털제품 개발이 늦어져 시장을 뺏긴 것을 이번에 만회하겠다는 기세다.

모토로라는 팬택과도 OEM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곧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10월부터는 미국본사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시판할 계획이다.

이중에는 무게 60g대의 세계 최경량 모델도 포함돼 있다.

모토로라 정갑근 (鄭甲根) 상무는 "모토로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을 앞세우면 연말쯤 한국시장을 상당히 파고 들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 중견 전문업체의 도전 = 어필텔레콤.한화 정보통신 등 중견 전문업체들은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활발하게 시장공략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79g짜리 신제품 '어필PCS' 를 개발한 어필텔레콤은 지난달부터 PCS서비스업체인 LG텔레콤을 통해 월 2만8천대 이상씩 판매하고 있다.

이는 LG텔레콤에 공급되는 단말기 생산업체중 LG정보통신.삼성전자에 이어 3위. 한화도 자체 개발한 PCS폰 'G2' 의 판매가 7월 2만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비수기인 7월의 총 판매대수가 25만대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약진이다.

텔슨전자와 팬택은 모토로라 OEM외에 자체상표 제품개발도 추진 중이며 건인텔레콤.세원텔레콤.맥슨전자 등은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이에 따라 올 6월 이후에 올린 실적만으로 벌써 2%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전문업체들은 하반기에 점유율을 10% 가까이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견업체들은 대부분 무선호출에서 출발한 전문 정보통신업체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상당한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빅3의 수성 = 올 상반기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빅3의 시장점유율은 98%.하지만 거센 도전을 맞아 경량화.디자인 혁신으로 수성태세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77g짜리 PCS폰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세가지 모델을 더 출시해 우위를 확고히 다질 계획. 특히 전화기 덮개를 위로 올려 사용하는 플립업 제품 등 디자인에서 혁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LG정보통신과 현대전자도 하반기에 디자인을 개선하고 경량화한 신제품 3~4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젊은층과 여성을 겨냥한 국방색.자수정색.나무무늬등 파격적 색깔의 PCS폰을 야심적으로 내놨다.

LG정보통신도 회색.노랑.자주등 기본색상외에 샴페인 블루등 독특한 색상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PCS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생산에 뛰어들고, 특히 중견업체들은 OEM 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장래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있다.

김종윤.원낙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