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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들 집단소송 움직임…중랑천변·의정부·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물난리를 겪은 수도권 일부지역 주민들이 행정기관 등의 잘못으로 수해 피해가 커졌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역별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항의집회와 집단서명.증거수집 등 소송에 대비한 준비에 한창이다.

▶중랑천변 = 2만6천여 가구가 침수된 노원구 공릉동.상계동, 성북구석관동, 중랑구면목동, 도봉구도봉2동, 강북구번동 일대 주민들은 지난 11일.14일 궐기대회와 항의시위를 갖고 "구청이 책임을 회피하고 보상에 대해 성의를 보이지 않아 소송을 내겠다" 고 말했다.

1천3백여 가구가 침수된 노원구공릉1, 3동 주민대책위원회 김득정 (金得正) 위원장은 "노원구청이 90년 초부터 한천교 밑 제방을 지하철 공사자재 적치장과 중장비주차장 용도로 건설업자들에게 빌려주면서 높이가 2.7m에 달했던 제방 70여m를 야금야금 헐어왔다" 며 "이때문에 중랑천물이 넘쳤다" 고 주장했다.

2천여가구가 침수된 성북구석관1동과 장위동 일대 주민들도 대책위원회를 구성, 침수사고가 발생한 지하철 6호선 10공구의 시공사와 관리.감독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위해 대책위는 침수원인이 된 공사장 현장을 사진촬영하고 주민 9백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의정부 = 의정부시의정부2동에서 정인카센터를 운영하는 손원호 (孫元鎬.42) 씨는 지난13일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 수해현장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제출했다.

孫씨는 "국도3호선 우회도로 구간중 시청인테체인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산자락을 잘라내 계곡물 흐름을 끊고 배수시설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상가가 물에 잠겨 1천5백여만원의 피해를 당했다" 며 "곧 의정부시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겠다" 고 밝혔다.

이에따라 법원은 지난 17일 오전11시부터 2시간동안 현장검증에 나서 배수로 및 산사태 방지시설등을 둘러보고 피해현황을 확인했다.

또 의정부시금오동 금오감리교회 어승우 (魚承愚.47) 목사 등 6가구 주민 30여명은 "이번 폭우로 4m 높이의 미군 부대 담장 13m 가량이 무너지면서 빗물이 주택가로 일시에 쏟아져 침수 피해를 당했다" 며 미군측에 보상을 요구했다.

한편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의정부시민광장.의정부YWCA 등 의정부시 지역 3개 시민단체는 지난13일 '의정부 수해 진상조사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金明圭.47)' 를 구성, 지난 18일부터 수해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인천 = 朴홍규 전 강화군의회 의원은 "군이 지난해 양도면삼흥리에서 교량공사를 하면서 수로를 자신의 집쪽으로 트는 바람에 이번 폭우때 지반이 무너져 인근 10여채의 집이 물살에 파손됐다" 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 이라고 밝혔다.

전익진.정영진.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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