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재외동포]UN세계장애委 부의장 강영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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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역경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표본' '한국인 최초의 맹인박사' '봉사의 촛불' . 유엔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이자 미국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특인교수인 姜永祐 (54) 박사를 표현할 때마다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런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15세 때 축구공에 맞아 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유학해 불과 3년8개월 만에 석.박사 학위를 따내고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2년 국제교육재활교류재단을 설립해 장애인 권익 향상에 힘쓰고 있다.

또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루스벨트 재단'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96년에는 루스벨트 재단이 장애인 복지향상에 노력한 국가에 주는 '루스벨트 국제장애인상' 의 첫 수상자로 한국이 선정되는 데 막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가 신체장애에도 불구하고 사회봉사활동에 열심인 것은 실명한 뒤 자원봉사자들에게 받은 도움을 갚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 "미국 유학시절에도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교재를 점자로 만들어 주는 일뿐만 아니라 자료찾기.논문교정 등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줬지요. " 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7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전공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 한국 최초의 맹인박사가 됐지만 당시 한국 사회는 냉담하기만 했다.

"박사학위를 딸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교수 자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를 오라는 대학은 한 군데도 없었어요. 어쩔수 없이 인디애나주 교육부에 근무하게 됐지요. " 최근 아들 둘이 미국 명문대인 하버드.시카고대를 우등으로 졸업해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그는 자전적 수필 '빛은 내가슴에' 등을 출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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