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성 '고미술 소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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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오랜 문명이 남아있는 외국 유적지들을 찾아보면 일단 그 규모에서 기가 질리는 경우가 많다.

예술적 가치를 따져보기도 전에 사이즈에 압도돼 우리것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하가 시작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다보성 고미술전시관에서 지난 12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고미술 신자료 소품전' 에 가면 바로 이런 '작은 아름다움' 을 만나볼 수 있다.02 - 581 - 5600.

혁대를 장식하는 6㎝ 내외의 청동말모양허리띠장식을 비롯해 작지만 정교한 문양이 돋보이는 고려시대 금은 머리장신구와 청자 등 다양한 소품 고미술이 소개된다.

출품작 가운데 특히 고려시대의 '청자관음보살상 (靑磁觀音菩薩像)' 과 통일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 (金銅如來立像)' 이 눈에 띤다.

높이 23㎝의 관음보살상은 마치 중세 서양 왕관을 연상시키는 보관 (寶冠) 을 쓰고 있는 등 흔히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으로 시선을 끈다.

그래서 불상이라기보다는 무속적인 기원의 대상으로 사용된 관음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과 높이 11.8㎝에 불과한 금동여래입상은 이와는 달리 연화대좌 밑의 8각형 기단 등이 8세기에 유행한 당시 불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외에 이징 (李澄.1581~미상) 의 '니금산수도 (泥金山水圖)' 등 명품회화들과 목기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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