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수류탄 등으로 '영화같은 도심 총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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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만 경찰 1000여명이 26일 새벽 6시간 동안 총격전을 하면서 3000여발을 쐈으나 범죄조직 두목 등 두명을 놓치고 나머지 두명만 체포했다.

홍콩과 대만 언론들은 27일 대만의 납치조직 일당과 경찰 간의 총격전이 한편의 영화를 방불케 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경찰 저격병 200여명은 26일 오전 1시45분 가오슝(高雄)에서 두목 장시밍(張錫銘.36)이 일당 세명과 함께 은신하고 있는 주택을 포위했다. 야간 투시용 적외선 안경을 쓴 경찰 저격병들은 범인들을 향해 총을 쐈다. 범인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쏘며 저항했다. 두목 장시밍은 일당 한명과 함께 부하들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인근 공장으로 대피했다.

범인들이 강력히 저항하자 경찰은 800여명의 지원 병력을 추가로 요청하는 한편 주택에 남아 있던 부하 두명과 계속 총격전을 벌였다. 집안에서 완강히 저항하던 용의자 린궈충(林國忠)은 동료 리진청(李金成)이 총상을 입자 무기를 버리고 함께 경찰에 투항했다.

경찰은 두목 장시밍 등 두명이 은신한 인근 공장으로 가 또다시 총격전을 벌였다. 그러나 범인들은 경찰을 향해 세 발의 수류탄을 던지며 인근 농장으로 도주했다. 범인들은 농장 주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가던 농부를 인질로 잡고 도주하다 지나가던 경비원의 승용차를 빼앗아 타고 달아났다.

장시밍은 1996년부터 기업인과 학생을 연쇄 납치하며 3억대만달러(약 101억원)를 뜯어온 혐의 등으로 6개월 전부터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아왔다. 변장과 게릴라전에 능숙한 장시밍은 지난달 3일에도 경찰과 격투를 벌인 끝에 도주했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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