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흥시장에도 금융위기 태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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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시아 경제위기의 태풍이 남미.아프리카.동유럽 등 세계 도처의 신흥 시장으로 세력권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 등도 국가파산 위기에 직면하는 등 북미 대륙과 서유럽을 빼고는 안전지대가 없는 현실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주가지수는 지난 12일까지 9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끝에 지난 4월보다 29%나 폭락했다.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지난해 금리를 연 41%로 올렸던 것이 경제 전반의 숨통을 죄고 있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 (GDP) 대비 6.5%를 넘어서 남미 국가 중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멕시코.칠레 증시도 지난 12일까지 9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멕시코 페소화는 지난 12일 달러당 9.25로 폭락, 94년 '테킬라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미.영의 개입으로 폭락 사태를 겨우 진정시켰던 남아공의 랜드화는 최근 또다시 하락, 6월말에 비해 7.5% 떨어진 달러당 6.36까지 내려앉았다.

아시아에서도 위기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대만.싱가포르마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핵실험 강행 이후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이날 달러당 43.10까지 폭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10개월간 루피화는 20% 가량 평가절하됐다.

폴란드.헝가리 경제도 빨간불을 켜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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