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펀드 투자 ‘여름 지나면 늦으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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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배당주펀드의 계절이 다가온다. 과거 배당주는 연말에만 반짝했지만, 요즘엔 8~9월부터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곤 한다. 주가가 움직이기 전인 지금부터 배당주펀드에 미리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KT&G·KT·에스원 같은 종목이 그 예다. 이런 기업은 대체로 성장성 면에선 좀 떨어지는 편이다. 배당금을 많이 주는 건 투자를 활발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주가의 오르내림 폭도 크지 않고 안정적이다. 주가가 짜릿하게 오르는 상승장엔 배당주펀드가 빛을 보지 못한다. 올 상반기도 그랬다. 3~4월 주가가 급등하면서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26.5%)은 전체 주식형펀드 평균(29.6%)에 뒤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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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반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엔 배당 투자의 매력이 점차 부각되는 데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배당주펀드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1400 선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지수가 어느 쪽으로 튈지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수익률의 진폭이 작고 배당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배당주펀드의 매력이 커진다는 얘기다.

‘배당’이란 말이 들어가는 펀드라고 해도 운용전략은 제각각이다. ‘세이고배당증권투자신탁’과 ‘한국투자셀렉트배당증권투자신탁’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하는 정통 스타일이다. 편입 종목도 포스렉·부산가스·WISCOM(세이고배당), 에스원·KT&G·유한양행(한국투자셀렉트배당)처럼 경기방어주가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펀드는 수익률의 변동성이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작다. 그만큼 위험이 덜하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삼성배당주장기증권투자신탁’은 배당과 성장성을 함께 고려해 종목을 편입한다. 삼성전자·엔씨소프트·LG전자 등 성장주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수익률의 변동성이 큰 대신, 올 상반기엔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펀드가 보유한 주식의 배당수익률을 봐도 펀드의 스타일을 구별할 수 있다. 배당주펀드의 배당수익률은 1.18~4.88%로 차이가 크다. 배당주를 얼마나 많이 편입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코스피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98%다.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김원일 상무는 “투자 성향과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해 배당주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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