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FM에 '서울 음악광장'을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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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 저녁6시. 중국 베이징 (北京)에서 라디오를 FM 97.4㎒에 맞추면 귀에 익은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우리 가요다.

지난해 7월 1일 시작된 이 프로는 '서울음악광장' .중국 음반시장 등의 개척을 위해 국내 회사인 ㈜미디어 플러스의 베이징지사가 만들어 방송사에 공급한다.

물론 방송은 중국 정부의 허가 아래 이뤄진다. 진행은 중국어. 베이징 말고 상하이 (上海) 등 6개 대도시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 프로는 중국에 한국가요 열풍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톈진과 칭타오 (靑島) 의 방송사는 지난해 11월 재방송까지 시작했다. "조관우.신승훈.신효범 등 발라드풍 가수들은 모르는 중국 젊은이가 없다" 는게 박영교 (33.사진) 베이징지사장의 말. 단, 댄스 가수는 별로 인기가 없다.

또 바이셰 (白雪) 등 중국 최고 인기가수 3명으로부터는 한국 번안 음반을 내자는 제의도 받았다.

'서울…' 은 지난달 국내 기업 광고가 붙기까지 수익이 없어 곤란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올초 중국의 시사주간지가 중국 최고 인기의 해외가요 프로라며 '서울…' 을 소개했다. 어려운 사정과 함께. 그러자 자원봉사로 제작을 돕겠다는 전화가 쏟아졌다.

매주 수백통씩 밀려드는 엽서 신청,가사의 뜻을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는 중국 소년의 사연들도 힘이 됐다.

중국 정부도 한.중 문화 교류를 생각해 어려울 때 경제적 지원을 해주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정부로부터 도움은 없었다. 가요뿐 아니라 한국 여행정보.젊은이들 생활방식도 전하며 중국 속에 한국 문화를 꾸준히 심는데도. 왜 우리 정부는 가만히 있었을까. 박 지사장은 이렇게만 말했다.

"도움을 청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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