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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그룹 대출로비 사건 야당,관련정치인 명단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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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성그룹 특혜대출 사건과 관련, 한나라당이 이 그룹으로부터 대출 로비를 받은 여권 정치인 명단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정치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거명되는 정치인들은 일제히 대출을 부탁받거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섬으로써 정치공방과 함께 사법시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의장단 선거 및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이후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의원 관련 비리의혹이 공개됨으로써 8월 정국은 더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철 (金哲) 대변인은 30일 "우리당이 파악하기론 경성그룹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관계 인사 명단에는 국민회의의 김봉호 (金琫鎬).최재승 (崔在昇).안동선 (安東善) 의원, 정대철 (鄭大哲) 부총재, 이용희 (李龍熙) 전 의원과 자민련의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 강창희 (姜昌熙) 과학기술부장관, 이양희 (李良熙).김범명 (金範明) 의원이 포함돼 있으며 국민신당의 서석재 (徐錫宰) 의원과 김우석 (金佑錫) 전 건설교통부장관도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신기남 (辛基南)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처사에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 며 "김철 대변인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사직당국은 여야 구분 없이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고 촉구했다.

자민련 변웅전 (邊雄田) 대변인은 "명확한 근거 없이 의원들 이름을 공개한 한나라당의 무책임성을 개탄한다" 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 고 밝혔다.

한편 이정수 (李廷洙) 서울지검 3차장은 한나라당이 발표한 명단중엔 수사기록상 언급되지 않은 사람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측 관련 의원은 최재승 의원이 아닌 J의원이라는 전언이다.

李차장은 "브로커가 로비를 하면서 정치인의 이름을 도용한 경우가 있다" 며 "따라서 해당 정치인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고 설명했다.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엔 관련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 면서 "일부 청탁을 한 사람은 있으나 금품이 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청탁을 받고도 전화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고 전했다.

또 다른 사정 관계자는 전자게임산업중앙회 관련 수사에선 돈받은 정치인이 약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상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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