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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기 왕위전]조훈현 - 이창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일찍부터 전투개시

제1보 (1~17) =전성기의 이창호는 나날이 강해지고 40대의 스승 조훈현은 황혼이 깃들인 내리막길에 서있다.

그러나 曺9단이 아니면 또 누가 있어 이창호를 대적할 것인가.

사제간의 대결은 끝없이 이어지니 이 또한 전생의 인연일까. 7월 10일 아침, 한국기원. 입회인 윤기현9단이 10시 정각에 개국을 선언하자 李왕위는 잠시 묵상에 잠기더니 흑5까지 중국식 포진을 펼친다.

3연성이나 중국식 같은 공격적인 포진을 거의 쓰지 않는 李왕위가 오늘은 색다른 탐험에 나선 것이다.

담배를 끊은 뒤 체중이 약간 불어난 曺9단은 혈색이 좋아보인다.

그러나 최근엔 연전연패. LG배에서 중국의 위빈에게 패한 뒤부터 컨디션이 나빠졌다.

흑7의 협공으로 李왕위가 때이르게 전의를 드러내더니 17에서 전운이 급박해졌다.

호흡을 고를 새도 없이 곧장 전투로 돌입한 것이다.

흑9는 정수. '참고도1' 흑1로 받으면 백2의 붙임이 통렬해진다.

A의 절단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아침 일찍 나온 유창혁9단이 16으로 '참고도2' 처럼 둘 수는 없을까 했다.

그러나 국후 李왕위는 '참고도3' 처럼 두는 수가 있다고 했다.

난해한 싸움이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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