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족 - 위구르족 2차 충돌 … 야간 통행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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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무장한 중국 공안(경찰) 특공대가 7일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위구르족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시위로 최소 156명이 숨지고 1400여 명이 체포됐다. [우루무치 AP=연합뉴스]

중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의 유혈 시위가 한족과 위구르족의 2차 충돌로 확산하고 있다. 한족 시위대 4000여 명은 7일 칼·곤봉·삽 등을 들고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 시내를 돌아다녔다. 이들은 “우리가 보복할 차례다. 위구르인들을 쳐라”라며 위구르족 시위대와 투석전을 벌였다. 인민광장에선 위구르족 소유의 상점과 식료품점을 부수다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경찰 진압에 항의하는 위구르족의 시위도 이어졌다. 부녀자 1000여 명은 위구르족 밀집 거주지역인 성리(勝利) 거리에서 공안(경찰)이 체포한 위구르인의 석방을 요구했다. 앞서 공안은 위구르족 시위대 1434명을 체포했다. 신장자치구 제2도시인 카스(喀什)에서도 6일 위구르족의 동조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공안은 위구르족이 집단 거주하는 아커쑤(阿克蘇)와 이리(伊犁) 등에서도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시위로 이날까지 156명이 사망하고 1080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시위 발생 다음 날인 6일 새벽부터 장갑차와 2만여 명의 군경을 우루무치 곳곳에 배치했다. 왕러취안(王樂泉) 자치구 당 서기는 “민족 간 충돌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야간 통행 금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광둥(廣東)성 사오관(韶關)의 홍콩계 완구공장 집단 난투극 사건의 용의자로 3명의 위구르인과 10명의 한족을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베이징·워싱턴=장세정·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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