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방학 부모하기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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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초중고생들의 방학이 시작됐다. 일상적인 학교 생활에서 해보지 못한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들 수도 있고 뒤쳐진 학습을 보충할 수도 있는 소중한 시간. 자녀들의 알찬 방학생활을 위한 지도요령을 알아본다.

◇학습지도 = 성적이 좋거나 실력이 향상됐을 때 '잘했다' 고 하기 보다는 '열심히 했구나' 라고 할 것. 뉴욕의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클로디아 뮐러와 캐롤 드윅 박사는 최근 성적이 좋아 '똑똑하다' 고 칭찬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보다 문제를 즐겁게 풀지 못했고 끈기와 도전정신도 뒤쳐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똑똑하다' 는 칭찬에 약해진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보다 쉬운 문제만 골랐으며 문제를 푸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기 보다는 다른 아이들이 몇점을 맞았는지를 탐색하기 바빴다는 것. 대신 '열심히 노력했다' 고 칭찬받은 아이들은 더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고 끈질기게 문제를 풀어 결과적으로 성적이 더욱 향상됐다.

서울시 청소년종합상담실의 이규미 (李揆美.43) 상담부장은 "공부에 지나치게 시달려온 학생들의 경우는 하루나 이틀 충분한 자기휴식기를 가지게 할 것" 을 권했다.

◇놀이지도 = 한국청소년개발원 (원장 崔忠玉) 은 몸을 움직이며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라고 권한다.

이 때 자신이 경험했던 놀이를 중심으로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좋다.

방학이라고 해서 TV앞에만 앉아있는 것은 안될 말. 세계적인 소아과학회지인 미국의 APAM지 최근호에 따르면 TV를 많이 보는 어린이일수록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어린이들의 TV시청시간이 한시간 길어질수록 사고확률은 34%씩 증가했으며 보통 하루4시간씩 TV를 본 어린이들은 TV를 전혀 보지 않은 어린이보다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YMCA는 자녀들이 스스로 자신의 TV시청 습관 (시간량.프로그램장르및 내용.시청자세) 를 점검한 후 TV시청 시간을 스스로 정하게 하라고 권한다.

TV안보는 날을 정하거나 주말만 보기, 하루 한시간만 보기, 성인 프로그램은 보지 않기 등은 그 예. 가족들이 함께 시청한 프로그램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좋다.

◇봉사지도 = 동네의 쓰레기 줍기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이 때 친구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는 거리를 찾는 것도 오래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요령이 된다. 평소 실천하기 어려웠던 헌혈을 해보는 것도 좋다.

청소년자원봉사센터 (02 - 578 - 4104) 나 유니텔 (Go Bongsa) , 사회복지협의회의 자원봉사센터 (713 - 2553~4, 인터넷 http://www.bds.vtnet.org)에서는 자원봉사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대한적십자사 (02 - 310 - 6626, 인터넷 http://www.rcy.org)에서는 헌혈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 = 한국청소년개발원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는 기회를 갖는다든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목욕하는 기회를 가질 것을 권한다.

밤하늘에서 자신의 별자리를 찾아본다든지, 장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보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농협중앙회 민박담당자 (02 - 397 - 5625)에게 연락하면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시골의 민박집을 소개받을 수 있다.

◇가볼곳 = 평소 가기 어려웠던 공연장이나 전시회장을 친구와 함께 찾아본다든지 가까운 산의 정상을 정복하는 경험을 해본다.

재래시장에 들러 생활의 진한 내음을 맡아 보거나 부모가 일하는 곳을 살짝 찾아보도는 것도 '잊지못할 추억' 이 될 수 있다.

홍혜걸.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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