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줄인 냉동컨테이너 외국선사들 앞다퉈 '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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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기존 냉동 컨테이너보다 15% 가량 가벼워 제품을 많이 실을 수 있는 복합재 냉동 컨테이너 가 경남밀양의 중소업체에 의해 개발돼 첫선을 보였다.

경남밀양시부북면용지리 한국화이바 (대표 趙文秀) 와 자회사인 한국카본 (대표 李鍾均) 은 강화플라스틱 (FRP) 과 우레탄폼 등 복합재를 이용해 기존의 제품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냉동 컨테이너를 만드는데 성공, 20일 오후 제품 출하식을 가졌다.

제1호 냉동 컨테이너는 40피트짜리로 덴마크의 세계적인 해운회사 머스크 (MAERSK)에 인도됐다.

수출 가격은 냉동기를 포함해 대당 2만1천7백달러 (약 2천8백만원) .기존의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레스스틸로 만든 냉동 컨테이너 (2만2천달러)에 비해 값이 싸다.

이에 따라 미국의 APL 등 세계적인 선사들이 이 컨테이너를 구입하기 위해 상담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화이바.카본 측은 연말부터 본격생산에 들어가 내년에 9백대를 수출하고 2003년부터 연간 3천대 이상을 생산, 수출할 계획이다.

복합재 냉동 컨테이너 판넬은 유리섬유로 만든 강화 플라스틱 (FRP) 사이에 단열재 발포제인 우레탄폼을 끼워 접착제 (에폭시레진) 로 붙인 것 (제품명 3X - 보드 판넬) 으로 가볍고 열을 잘 차단하는 게 특징. 무게 (3.8t) 는 알루미늄 컨테이너보다 0.4t, 스테인레스스틸 제품 보다는 0.6t 가볍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5천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이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컨테이너 83개 (2천t) 를 더 실을 수 있어 경제적이다.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레스스틸 사이에 발포제를 넣은 기존 냉동 컨테이너용 판넬은 무겁고 단열성과 강도가 떨어지는 게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한국화이바.카본 측은 복합재 컨테이너 판넬에 대해 한국과 일본에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미국에 특허출원 중이다.

조문수 (趙文秀) 사장은 "세계 냉동 컨테이너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단단한 냉동 컨테이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냉동컨테이너 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밀양〓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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